짐싸는 ‘반도체·배터리’, 코리아 ‘엑소더스’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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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싸는 ‘반도체·배터리’, 코리아 ‘엑소더스’ 가속화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5.0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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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美 현지 파운드리 증설 투자 검토
LG에너지솔루션, 美 테네시 대규모 공장 신설 계획
바이든 정부 유인책에 文정부 기업규제 맞물려
지난달 반도체 CEO 서밋에 참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칩의 원판 격인 웨이퍼를 들고 발언하고 있따.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반도체 CEO 서밋에 참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칩의 원판 격인 웨이퍼를 들고 발언하고 있따.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미래 먹거리 핵심인 반도체와 전기차용 배터리 산업 등 주요 제조업 분야의 탈(脫)한국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수출 1등 공신으로 국가경제를 이끌어온 반도체와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공장이 저마다 해외에서 신설 추진되면서 국내 산업 공동화 우려가 제기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에 17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증설 투자를 검토 중이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공장 부지 확정과 투자 규모 등을 담은 계획을 오는 6월까지는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주는 삼성전자의 미국 내 유일한 반도체 공장인 오스틴 공장이 1997년부터 20년 넘게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공장 근처에 이미 330만㎡(100만평) 이상의 부지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추가 투자로 지역 사회에 89억달러(약 10조원)의 경제 효과와 2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텍사스 주정부는 향후 20년간 9억달러(약 9000억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섬성전자는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자립화’ 계획과 맞물려 오스틴 공장 투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지난달 미국 테네시주에서 열린 제2 합작공장 투자 발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지난달 미국 테네시주에서 열린 제2 합작공장 투자 발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에 신규 투자를 확정하며 대규모 생산라인을 해외에서 가동할 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약 2조6000억원을 들여 제2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해당 공장은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제1 배터리공장과 같은 35GWh규모다. 2개 공장을 짓는 총 금액은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1·2공장이 생산 가동하면 각각 35GWh에 기존 미시간 공장(5GWh)를 합친 75GWh 규모 생산능력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결정 역시 삼성전자의 텍사스 추가 투자와 궤를 같이 한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공약으로 내걸었던 그린뉴딜과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방향성에 글로벌 핵심 산업인 반도체와 2025년 시장규모 기준 메모리 반도체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배터리까지 미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 등 해외 신규 투자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탑 티어인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해외 진출을 서두르면서 국내 산업 공동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 내내 관철된 당정청(민주당·정부·청와대)의 반기업 기조가 기업들의 탈 한국을 부채질한다고 지적한다. 국회는 여당 주도로 ‘기업규제 3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모두 통과시킨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규제를 피해 해외 이탈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기업들의 유턴을 강요하기 전에 정부가 규제 일변도의 정책 기조를 수정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검토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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