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중후장대] 조선업계, 돛 펼친다…“슈퍼싸이클 초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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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는 중후장대] 조선업계, 돛 펼친다…“슈퍼싸이클 초입”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1.05.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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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치 안정적 일감 확보…불황 끝 오르막에 한발
초대형 LPG운반선. 사진=연합뉴스
초대형 LPG운반선.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조선업계가 슈퍼싸이클 초입에 진입했다. 주요 조선사의 1분기 실적 개선이 나타났으며 무엇보다 초대형 수주 행보가 이어져 향후 수년간 늘어날 수익창구를 보장해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과 현대미포조선이 1분기 흑자전환했다. 수주 실적에 비하면 이는 슈퍼사이클 진입에 대한 전조에 불과하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에 이미 연간 수주 목표의 절반가량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조선업 사상 최대 규모인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 등 1분기만에 연간 수주 목표량의 3분의2 수준을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대부분의 조선소가 2023년까지 수주 물량을 확보하는 등 2003년 슈퍼사이클 초입과 비슷하다”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코로나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에다 해상 운임과 신조선가 상승 등 복합적 영향이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국제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가스운반선과 대형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에서 국내 기업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선박 수출은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의 수주 점유율은 2020년 12월 68.9%, 올 1월 46.7%, 2월 55.5%로 지속 높은 수준이다. 1분기 평균으로는 52%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중국은 41.6%, 일본은 3.5%에 그쳤다. 당장 1분기 실적에는 해운물류산업 호조에 힘입어 유럽향 계약 선박 인도가 이뤄진 게 도움이 됐다.

발주시장 환경은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글로벌 신조선 발주량이 1분기에 크게 개선됐다. 컨테이너선 투자가 급증하고 탱커와 LPG선의 관망세 해소 등이 작용한 덕분이다. 벌크선만 제외하면 모든 선종 발주량이 증가했다. 1분기 중 철강재 가격 인상과 신조 수요 증가로 조선가도 소폭 상승했다.

특히 한국의 3월 수주는 세계 시황의 큰 폭 개선 등으로 2007년 호황기에 가까운 실적을 냈다. 당월 세계발주량은 전년동월 대비 319% 증가한 520만CGT로 컨테이너선 중심의 발주 시황 호전이 두드러졌다. 한국은 같은달 286만CGT(전년동월 대비 2210.6%)를 수주, 3월 누적치는 532만CGT(전년동기 대비 867.5.0%)를 나타냈다. 수주액은 63.2억달러(전년동월 대비 2273.3%), 누적 수주액은 119.1억달러(전년동기 대비 753.2%)였다. 3월까지 전세계 발주 물량 중 56%가 컨테이너선으로, 한국은 세계 시황개선 속도보다 더 빠른 개선을 보였다.

1분기 중 수주잔량도 증가해 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됐다. 1분기말(4월초) 기준 한국 조선업 전체 수주잔량은 2438만CGT로 전분기 대비 8.0% 증가했다. 1분기 수주 호조로 인해 약 2년치의 안정적 일감으로 평가되는 24백만CGT 이상을 확보함에 따라 조선사들의 선가 인상이 탄력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행 산하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신조선 시장은 양호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컨테이너선의 발주 추세는 하반기로 가면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카타르 등의 LNG선 대량 발주가 남아있는 등 시장 수요 여건은 금년 중 양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시간이 지나며 유럽 ETS(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 등 해상환경규제 논의가 구체화되면서 노후선 교체에 대한 압력은 점차 높아질 것이고, 이들 교체수요만으로도 신조선 시황에 대한 개선 기대감은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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