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사무소 폭파됐는데 文 "판문점 선언 누구도 훼손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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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사무소 폭파됐는데 文 "판문점 선언 누구도 훼손 못해"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1.04.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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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 실질 성과인데 北 지난해 6월 폭파
與인사 "文정부 역대 최대 군비증강, 선언 위배"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4.27 판문점 선언 3주년을 맞아 "판문점 선언은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평화의 이정표"라며 내달 말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의 물꼬를 다시 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나 북한이 우리 정부와의 대화를 전면 거부하는 상황에서 과연 현실적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북한은 판문점 선언의 실질적 성과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지난해 6월 요란하게 폭파한 바 있다. 판문점 선언을 심대하게 훼손한 행위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남북 정상이 8000만 겨레 앞에서 판문점 선언을 한 지 어느덧 3년이 됐다"며 "도보다리의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지만,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오랜 숙고의 시간을 끝내고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진통을 겪으면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을 두고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평화의 이정표"라며 "어떤 경우에도 판문점 선언이 약속한 평화의 길을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평가와는 달리 북한은 지난해 개성연락사무소를 폭파, 판문점 선언을 이미 훼손한 상태다. 판문점 선언은 크게 △남북 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 및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공동 노력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력, 세 가지 축으로 이뤄져 있으나 실질적인 성과는 남북 관계 개선과 관련한 개성 연락사무소 설치(1조 3항) 정도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조차 판문점 선언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여당 중진의원 출신인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이날 판문점 선언 3주년 기념행사에서 "문재인 정부는 역대 정부 중 가장 많은 규모의 군비 증강을 하고 있다"며 "말로는 평화를 얘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엄청난 무기를 미국으로부터 구입한 건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5월 하순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이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다지는 한편, 대북정책을 긴밀히 조율하고 발전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우리 정부는 바이든 정부와 견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나갈 길을 찾고자 한다. 남북과 북미 간에도 대화 복원과 협력의 물꼬가 트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보도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싱가포르 합의를 폐기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싱가포르 합의 계승을 요구했다. 싱가포르 합의는 판문점 선언 두달 뒤 나온 북미 간 합의로 남북 간 판문점 선언을 뒷받침하는 성격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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