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재단이사장 유력 후보들 장단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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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 재단이사장 유력 후보들 장단점 분석
  • 송상원 기자
  • 승인 2021.04.2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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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 출신 소강석 총회장 능력 뛰어나지만 교단법적 문제
‘교갱’ 등에 업은 김기철 목사, 반발감 극복 가능하나?
‘총총’ 출신 강재식 목사 명분 좋지만 무게감 약해

[매일일보 송상원 기자] 총신대 재단이사장 선출을 앞두고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들에 대한 말이 돌고 있다. 이에 각 예상 후보들에 대해 분석해봤다.

현재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인사는 △광현교회 강재식 목사 △정읍성광교회 김기철 목사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이름 가나다 순)다.

이중 소강석 목사는 예장합동 교단 총회장이라는 프리미엄을 갖고 있어 경쟁력이 가장 뛰어나다. 그동안 총신대 사태를 보면 교단과 엇박자를 내며 충돌해 문제가 됐기에 교단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최고위 임원인 소강석 총회장이 총신대의 최고위직도 맡아 양쪽을 조율할 경우 문제를 해결하기 수월해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중이다.

특히 소 목사는 학교 발전을 위한 중요 요소 중 하나인 펀드레이징을 하는데 있어 가장 능력이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총회장이 재단이사장까지 겸하면 총회적으로 대대적인 펀드레이징을 해 재정적으로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반론도 만만치 않다. 소 목사는 광신대 출신이기에 총신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비롯해 현재 그가 교단과 한국기독교계 연합사업에 역량을 올인하고 있어 재단이사장이 돼도 사실상 명예만 갖고 일은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총신대는 동성애 재학생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는데 소강석 목사 역시 주일 예배 설교 때 “사람의 취향에 따라 동성애를 하고 싶은 사람은 하도록 내버려두면 된다”고 말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그렇기에 소 목사가 총신대 재단이사장이 될 경우 동성애 문제와 관련해 또다시 잡음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소 목사가 재단이사장이 되면 교단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 역시 부담 요소다. 현재 예장합동 교단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총회선거규정을 보면 “기관장(총회신학원<총신대학교> 운영이사장, 재단이사장, 총장, 기독신문 이사장 및 사장, 세계선교회 이사장, 교회자립개발원 이사장)이 총회임원과 총무 입후보시는 등록접수 1일 전까지 사퇴하여 그 접수증을 입후보 등록서류에 첨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총신대 재단이사장과 총회 임원의 겸직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조항을 봐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조항에는 “선출직에 당선된 자는 그 임기가 마치기 전에는 또 다른 선출직에 출마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소강석 목사의 의견을 묻자 그는 “교육법상으로는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교단법과 그 법 속에 들어 있는 정신을 지켜야 하는 총회장으로서는 부적절한 언행으로 보인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기철 목사는 총회적으로 많이 알려진 인사는 아니지만 칼빈대에서 목회봉사대상을 받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모범적인 목회로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인사다.

그는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이하 교갱)’를 중심으로 활동해왔기에 다른 총신대 재단이사 중 교갱 멤버인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갱은 옥한흠 목사 시절에는 교단 정치에 거리를 뒀지만 옥 목사 사후 점차 정치에 뛰어들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그러나 성적은 좋지 않다. 몇 년 전 교갱 출신이 총회 부총회장 선거에 나왔다 낙선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총회 전반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능력이 약해 총회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떨어진다.

교갱이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의 총신대 신대원 입학 문제와 관련해 보인 모습만 봐도 그들이 총신대나 교단의 위상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집단으로 보기는 힘들어 다른 여러 목회자들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전에는 교갱이 정치와 거리를 뒀기에 그나마 패거리 정치 집단이라는 말을 듣지 않았지만 현재 모습을 보면 다른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총신대와 관련해 특정 형제 목사의 행보는 총회적으로 큰 반발감을 불러오고 있는 중이다.

그렇기에 15명의 총신대 재단이사 중 총회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은 교갱 세력인 김기철 목사에게 표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재단이사 중에는 교갱에 참여하는 인사가 여러 명이기에 김 목사가 재단이사장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는 이들도 상당수다.

재단이사장 선출과 관련해 김 목사는 “총신대학교 법인이사로 선임돼 이사장 후보 의논 과정에서 유력하게 거명되던 선배의 고사로 일부 이사님들에 의해 내가 후보로 추대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누가 재정위기 극복, 학령인구 급감 시대와 함께 불어닥친 쓰나미 같은 대학 생존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인지에 대한 논란은 진행형이다. 그래서 인위적 선거운동보다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마지막 후보인 강재식 목사는 총신대 신대원 79회로 재단이사 목회자 중 가장 선배이자 연장자다. 그는 총신대 학부와 신대원을 졸업한 소위 ‘총총’ 출신이기에 명분상 이점을 갖고 있다. ‘총총’ 출신 목회자들 중에는 총신대 재단이사장을 왜 다른 학교 출신들이 맡으려고 하는지 문제를 제기하며 강재식 목사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

강 목사의 경우 평양노회를 비롯해 교단 정치권에서 오랫동안 활동했기에 총회적으로 발이 넓고 총신대와도 연결고리가 많아 양측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소강석 목사와 김기철 목사에 비해 교세가 약한 편이어서 총신대 및 교단 내외부적으로 봤을 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강재식 목사에 대한 반발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단이사장 선출과 관련해 강재식 목사에게 의견을 물으니 그는 “교갱을 지지하는 몇몇 교수들과 이재서 총장이 나를 반대하고 있다. 이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다. 이들은 구 재단이사들이 나를 추천했기에 반대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내가 학교 개혁을 할까봐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총신대 재단이사회는 오는 27일 회의를 갖고 재단이사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15명 재단이사들 중 8표를 얻은 사람이 재단이사장이 된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현재 목회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을 종합하면 위에 거론된 세 명 중 목회자 및 장로 재단이사 표에서 8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교단 외부 인사인 심치열 교수(성신여대), 김이경 교수(중앙대), 정수경 변호사(법무법인 지혜로)의 표가 재단이사장을 당선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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