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노조 붐]산업계 덮친 사무직 노조 출범…新 노사관계 구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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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직 노조 붐]산업계 덮친 사무직 노조 출범…新 노사관계 구축하나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1.04.22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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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플랫폼 발전 등 SNS·온라인 결집
생산직 중심 임금협상 불만… 공정한 평가 초점
현대차 노사 교섭. 사진=연합뉴스
현대차 노사 교섭.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최근 산업계에서 사무직 노동조합 설립 움직임이 일고 있다. 생산직 중심의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기존 노조의 관행과 거리를 두겠다는 의지도 내보이고 있어 새로운 노사관계가 구축될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미 LG전자와 금호타이어에서 사무직 노조가 출범했고 현대자동차그룹에서도 사무직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무직 직원들은 줄곧 노사 관계에서 배제돼왔으나 별도 노조 설립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상당수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임단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영악화로 임금동결을 골자로 노사 합의를 이뤘다. 다만 성과 보상 논의는 사무·연구직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 채 생산직 위주로만 이뤄졌다. 금호타이어도 격려금 100만원이 생산직에게만 지급되기도 했다. 업무가 각기 다른데도 생산직 노사협상 결과에 따라 보상이 결정됐던 것이다.

사무직 직원들은 이 같은 임금 및 성과급 책정과 기존 노조에 대한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결국 사무직군의 별도 노조 설립 붐으로 이어졌다. 4차 산업혁명, 플랫폼 산업 발전 등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노동 운동으로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은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 소셜미디어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 중심에는 1980~2000년대생의 ‘MZ세대(밀레니엄+Z세대)’가 있다. 젊은 세대인 만큼 온라인에서 결집하며 조직에 대한 충성심보다 본인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둔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임금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투쟁보다는 대중에게 공감받는 ‘스마트한 노조’가 되자는 데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특히 ‘귀족노조’ 등 안 좋은 이미지를 버리고 근로자의 권리를 요구할 방침이다. 띠를 두르고 투쟁 깃발을 들어올리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양상의 노동운동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사무직 노조 설립 열풍을 계기로 대기업의 기존 노사 관계 전환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사무직 노조는 기존 정년보장·임금인상을 위한 노동 운동이 아닌 공정한 평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들은 SNS로 소통하고 온라인으로 의견을 모으며 유연하게 활동하고 있다. 기득권 지키기에 집중하기보다 원칙이나 공정을 주요 가치로 새로운 노사 관계를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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