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야권 싸우더라도 생산적인 싸움해야
상태바
[기자수첩] 야권 싸우더라도 생산적인 싸움해야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1.04.19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야권이 4·7 재보선 승리의 분위기를 좀처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혹독한 비판, 지지부진한 야권 대통합, 합당과 전당대회의 선후관계 등으로 '보수혁신'에 목소리를 높였던 야권이 갈피를 못잡고 있는 모양새다.

재보선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던 김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맹폭으로 야권은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1년간 몸담았던 국민의힘을 "아사리판"이라고 평가했다. 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선 "그런 사람이 대통령 되면 나라가 또 엉망이 된다"는 혹평을 내놨다. 이에 국민의힘에선 "노욕에 찬 기술자 정치인"(장제원 의원), "마시던 물에 침을 뱉고 돌아서는 것은 현명한 분이 할 행동이 아니다"(권영세 의원) 등 비판이 쏟아졌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을 향해 "전과자"라는 표현까지 쓰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야권 대통합도 첩첩산중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통합이라는 대의에는 공감대를 보이고 있지만 추진 속도와 방식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합당을 결의했지만 국민의당은 여전히 여론과 당심을 살피고 있다. 개별입당, 신설합당, 흡수합당 등 다양한 합당 방식이 선택지로 나와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

국민의힘 내에선 합당과 전당대회의 선후관계를 두고 파열음이 나온다. '합당이 먼저'라는 중진들과 '새 지도부 구성'이 먼저라는 초선의원들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15일 BBS 라디오에서 "전당대회를 먼저 하면 합당 이후 지도체제를 또 논의해야 한다. (합당 논의에) 그렇게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면 합당 후 단일 지도부 구성이 맞다"고 했다. 그러나 초선의원들은 비대위 회의에서 "합당은 안철수의 일방적 선언에 불과하다" "차기 지도부가 합당을 결정해야 한다"는 등 반론이 거셌다고 알려졌다.

갈등을 무조건적으로 피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야권이 벌이고 있는 모습은 '논쟁을 위한 논쟁' 또는 '이익 챙기기 눈치싸움'으로 보여 아쉽다. 야권의 불협화음은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을 선택했던 민심의 기대감을 실망감으로 물들여, 되레 등을 돌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진정한 '보수혁신' 그리고 '정권심판'이라는 대의 실현을 위해선 야권이 이젠 단일대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