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효과 논란…남양유업 “다음 단계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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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효과 논란…남양유업 “다음 단계 준비 중”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1.04.14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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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후 남양유업 주가 13일 8.57% 상승…14일 첫거래 19.6% 상승
질병청 “인체에 바이러스 있을 때 제거 효과 아니라 실제효과 예상 어려워”
식약처,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여부 검토...일각 불공정 거래 혐의 가능성도
남양유업 “세포연구 결과 발표 자리...빠르면 5월 동물 실험단계 가능할 듯”
13일 서울 중구 LW컨벤션 센터에서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서울 중구 LW컨벤션 센터에서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최근 남양유업에서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전날 서울 중구 중림동 LW컨벤션센터에서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열고 불가리스의 항바이러스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 면역연구소장은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의 실험실 실험 결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를 99.999%까지 사멸하는 것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효과 연구에서도 77.78% 저감효과를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H1N1 사멸 효과는 한국의과학연구원에서 개의 신장세포를 숙주세포로 분석한 결과다. 코로나19 억제 효과는 충남대 수의학과 공중보건학 연구실에서 원숭이 폐세포로 연구했다.

또 남양유업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안전성이 담보된 발효유에 대한 실험 결과로 1회 음용량(150㎖) 및 구강을 통해 음용하는 점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억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소비자들은 물론 주식시장까지 들썩였다. 남양유업 주가는 급등하며 발표 전날보다 8.57% 오른 38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어 14일 장이 열리자마자 오전 한때 전일 대비 20%이상 오르기도 했다. 또한 일부 편의점에서는 이례적인 ‘품절’ 사태도 빚었다.

그러나 정부부처와 증권가, 제약사 등은 자체 조사 결과라는 점에서 반신반의하는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먼저 식약처는 남양유업의 제품에 대한 연구결과 발표가 단순 학술행위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기자간담회 형태로 발표해 보도가 쏟아졌고 이를 통해 주가가 급등한 상황이어서 광고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게 식약처의 판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의 경우 어떤 질병에 효능 효과가 있거나 예방 치료 효과가 있다고 표시하고 광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이 같은 내용의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적용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표시광고법은 식품에 대해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나 광고행위가 있는 경우 최대 10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일각에선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본시장법에선 제품 효능의 핵심인 임상시험이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요사항을 누락해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에 대해 불공정거래 행위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 발표는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억제할 수 있다고 오인하도록 해 투자자가 오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웠고 임상시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았다면 자본시장법상 불공정 거래 혐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대응의 핵심부처인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역시 남양유업의 이번 연구결과 발표에 대해 임상연구가 없어 실제 효과가 있을 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질병관리청은 “실제 효과가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하는데,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로,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효과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제약업계와 전문가들도 임상실험 데이터도 없이 효과를 증명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남양유업 관계자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학술적인 세포연구 결과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였다”면서 “인체의 효능에 대해서는 아직 임상 실험단계 전이라 효과가 있다고 단정 지어 말할 순 없지만 발효유로써 의미 있는 연구 성과여서 발표한 건데 오해의 소지가 발생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세포단계 성과가 있어 동물실험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실험 쥐 등 연구 환경이 갖춰진 후에 동물실험을 진행할 수 있어 빠르면 5월 안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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