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분쟁 합의…K-배터리 2차 도약 전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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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분쟁 합의…K-배터리 2차 도약 전기 마련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4.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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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소송전 마무리 되면서 K-배터리 이미지 악화 요소 해결
양측 소송 총 비용 1조원 이상 추정…지적재산권 강화 전망
LG그룹(왼쪽)과 SK그룹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LG그룹(왼쪽)과 SK그룹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벌여온 배터리 분쟁이 극적 합의 타결된 것은 한국 배터리 업계에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막판까지도 상호 날 선 비판 속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또는 거부권 방어에 주력해왔으나 ‘거부권’ 시한을 하루 앞두고 전격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결정한 SK이노베이션의 수입금지 조치가 무효 되면서 앞으로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사업도 차질 없이 운영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중 2개 회사가 극단적인 다툼을 2년 동안 지속하면서 K-배터리 이미지가 악화일로에 있었지만 이번 합의로 우리나라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큰 고비를 넘었다는 평가다.

양사가 배터리 분쟁을 지속하는 사이 중국 일본의 글로벌 경쟁사들은 발전을 거듭했다. 중국 CATL은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진정되면서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1위에 복귀했고, 일본 파나소닉도 테슬라와의 동맹관계 강화에 이어 거래선 추가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세계 자동차 1위 업체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 셀 도입을 선언하면서 주로 파우치형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이처럼 글로벌 배터리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배터리 분쟁은 두 회사 문제를 넘어 K-배터리 전체에 골칫거리였다.

전기차 및 배터리 전문가인 박철완 서정대 교수도 양사의 다툼을 두고 지난 2월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나라 배터리가 우주 최고인양 떠드는 사이에 이미 중국은 잠수함처럼 우리를 앞질러 가고 있고, 미국과 유럽의 배터리 산업이 깨어나고 있다”며 “(소송이 장기화되면) 결국 패자는 ‘우리나라 이차전지계’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상황이 일단락된 것은 다행이지만 오랜 소송전으로 발생한 거액의 소송 비용과 로비 비용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중립적인 비영리 연구기관인 CRP(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까지 로비에 65만달러를, LG측은 53만여달러를 투입했으며 올해 들어도 많은 로비 비용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의 로펌 고용 등 소송 비용까지 포함하면 최소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이번 분쟁으로 첨단 기술 분야의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움직임이 여러 방면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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