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에 공들인 저축銀 ‘보이스피싱’ 잘 잡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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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에 공들인 저축銀 ‘보이스피싱’ 잘 잡네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1.04.1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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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저축은행, 피싱 탐지앱 도입 이후 무려 534건 금융사고 예방
JT·상상인·모아 등 현장 직원 기지 발휘해 수 천만원대 재산 지켜
고신용자 ‘사칭형’, 저신용자 ‘대출빙자형’ 사기에 취약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갈수록 지능화하는 ‘보이스피싱’으로부터 고객 자산을 지키기 위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서민들을 노리는 피싱범죄가 기승 하기 때문이다.

11일 SBI저축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도입한 보이스피싱앱 탐지 솔루션 ‘페이크파인더’가 무려 534건의 금융사고를 예방했다. 이 앱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전 세계 모든 앱 마켓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고객의 기기에 설치된 앱과 해당 정보의 일치 여부를 검증한다. 검증 결과에 따라 출처가 불분명한 앱, 가짜 앱, 변조된 앱 등을 차단해 악성 앱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금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최근 증가하는 전화 가로채기를 위한 악성앱을 탐지하는데 최적의 효과를 나타냈다는 게 SBI저축은행의 설명이다. 전화 가로채기는 금융사의 대표번호를 가로채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되는 악성앱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어나면서 관련 금융사기 수단과 방법이 지능화 되고 있다”며 “빠르게 진화하는 금융사기 수법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저축은행도 있다. 호주계 페퍼저축은행은 작년부터 신규 대출 고객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보험 상품 가입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가 보험료 전액을 부담하고 보이스피싱 사고 피해 발생시 최대 300만원을 보상한다.

현장 직원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JT저축은행 광주지점은 작년 말 약 5000만원의 보이스피싱을 예방한 공로로 광주동부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이 지점의 지정미 대리는 정기예금 상품 3건을 중도 해지 후 총 5000만원의 현금 인출을 요청하는 고객을 응대했다. 지 대리는 해당 고객이 눈 마주치는 것조차 꺼리며 긴장된 모습으로 현금 인출만을 주장함에 수상함을 느꼈다.

아울러 자택에서 광주지점까지 약 50km나 되는 거리를 비싼 요금을 지급하며 택시를 타고 방문했다는 점과 현금 사용처에 대한 답변이 매번 바뀌는 점 등을 확인하고 보이스피싱임을 확신하게 됐다. 지 대리는 지점 내 책임자와 지점장에게 의심 사실을 보고했으며 지점에서는 해당 안건이 보이스피싱일 확률이 높다고 판단해 광주동부경찰서에 신고했다. 이 밖에 상상인저축은행과 모아저축은행에서도 현장 직원들이 기지를 발휘해 수 천만원에 달하는 고객 자산을 지켜낼 수 있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작년 1분기까지 보이스피싱을 당한 후 피해구제를 신청한 13만5000명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 4명 중 3명은 ‘대출 빙자’ 금융사기였다. 정부 정책자금을 받으려면 고금리 대출 이력이 필요하다거나, 기존 대출금을 일부 상환하면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면서 대포통장을 이용해 돈을 뜯어내는 식이다.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당한 이들도 3만1000명으로 23.3%에 달했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에 당했다.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피해자 58.8%가 7~10등급의 저신용자였고 4~6등급의 중신용자들의 피해도 36.4%에 달했다. 반면 1~3등급의 고신용자들은 사칭형 보이스피싱에 많이 당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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