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허상희 사장, 실적 부진에 도덕성 논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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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 허상희 사장, 실적 부진에 도덕성 논란까지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1.04.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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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영업이익·당기순이익 감소에도 최대주주 130억 챙겨…보수도 증가
허 대표 배우자 명의 아파트, 관계사로부터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하게 매입
동부건설 사옥 전경. 사진=동부건설 제공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최근 동부건설을 이끄는 허상희 대표의 경영 행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허 대표 체제 하에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실직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동부건설이 오히려 배당을 확대하고 임원보수를 늘렸기 때문이다. 아울러 허 대표는 관계사가 보유하고 있던 주상복합 아파트를 시세 대비 수억원 저렴하게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배임 의혹도 불거졌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21억3486만원으로 허 대표가 취임한 이듬해인 2019년 554억7212만원 대비 6% 감소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역시 443억2541만원으로 전년 동기(598억463만원) 대비 25.9% 줄었다. 이처럼 동부건설은 실적부진을 겪고 있지만 허 대표는 실적과 무관하게 높은 임금과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등기이사 3명의 1인당 평균보수액은 2억4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억8200만원)보다 32.96% 상승한 임금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직원들의 임금은 삭감됐다. 지난해 동부건설 정규직과 기간제 근로자의 1인 평균 급여액은 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6500만원) 대비 23.1% 감소했다. 기업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직원들의 허리띠는 졸라매고 고위직 임원들은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여기에 동부건설은 꾸준히 배당금을 확대해 최대주주의 이익을 늘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기준 1주당 900원, 총액 206억4200만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현금배당금총액은 2019년 154억4300만원 대비 33.7%, 현금배당성향도 25.8%에서 46.6%로 증가했다. 지난해 배당으로 동부건설 지분 67.19%를 소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키스톤에코프라임은 138억6936만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수령했다. 키스톤에코프라임은 2019년에도 103억7615만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주목되는 점은 동부건설 최대주주인 키스톤에코프라임과 한국토지신탁과의 관계다. 한국토지신탁은 키스톤에코프라임의 최대 투자자다. 한국토지신탁의 최대주주는 엠케이인베스트먼트고 이곳은 엠케이전자가 100%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엠케이전자의 주주구성은 오션비홀딩스가 24.08%, 신성건설 6.68%, 차정훈 한국토지신탁 회장 5.09% 등으로 이뤄져있다.

이어 오션비홀딩스는 차 회장과 신성건설 그리고 해동씨앤에이가 6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신성건설은 해동씨앤에이가 지분 100%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해동씨앤에이는 차 회장 외 특수관계자가 지분 40.89%로 최대주주고 이어 신성건설이 24.69%를 소유하고 있다. 한마디로 동부건설 최대주주인 키스톤에코프라임의 정점에는 차정훈 한토신 회장이 위치해 있다.

따라서 업계안팎에선 동부건설의 막대한 배당금이 차 회장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차 회장과 허 대표의 관계다. 허 대표는 2016년 10월 동부건설 부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차 회장이 주요 주주로 있는 신성건설과 엠케이전자에서 대표를 역임했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 허 대표와 엠케이전자 사이에 부당한 부동산 거래가 포착됐다.

12일 법원등기소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허 대표의 배우자는 서울특별시 강동구 천호동 소재 주상복합아파트인 엘크루 한 호실을 소유하고 있다. 해당 호실은 공급면적 171.53㎡ (약 52평), 전용면적 141.65㎡ (약 43평) 등이다. 해당 단지는 5·8호선이 지나는 천호역 인근해 위치해 있고 2009년 준공됐다. 허 대표 부부는 해당 호실을 올해 1월 7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주목할 점은 허 대표 부부가 해당 호실을 주변 시세 대비 매우 저렴하게 매입했다는 것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비슷한 규모의 호실(144.5㎡)이 10억5000만원(11층)에 거래됐고, 최근에는 13억원(16층)에 매물이 나왔다”면서 “허 대표 부부가 소유하고 있는 호실과 0.9평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사실상 가격 차이는 없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1월에 거래된 7억원은 정상적인 거래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허 대표가 해당 호실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배경에 동부건설과 관계사로 있는 엠케이전자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성건설은 허 대표가 소유하고 있는 해당 호실을 2012년 8월 7억2000만원에 매입했다. 이후 2016년 4월 엠케이전자가 6억4267만원에 매입했고 현재 허 대표 부부가 소유 중이다. 정상적인 거래로 보기 힘든 상황이다.

결국 차 회장은 동부건설이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배당금을 챙겼고, 허 대표는 차 회장이 주요주주로 있는 동부건설 관계사로부터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금액에 아파트를 매입한 것이다. 앞선 논란에 대해 동부건설 관계자는 “현재 허상희 대표는 엠케이전자와 관련이 없다”면서 “개인적인 부동산 거래 내용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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