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송전탑 전문가협의체, 갈등 조정 역할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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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송전탑 전문가협의체, 갈등 조정 역할 어디로…
  • 강시내 기자
  • 승인 2013.07.0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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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제출 ‘최종보고서’ 놓고 한전vs주민 갈등 더 증폭

[매일일보]밀양송전탑 사태 해결을 위해 구성된 전문가협의체가 ‘반쪽 보고서’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종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한 가운데 이 보고서에 대한 한국전력과 주민 측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갈등해소를 위해 만들어진 전문가협의체가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9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통상·에너지 소위원회에 출석한 조환익 한전 사장은 보고서 내용을 수용한다며 국회가 권고안을 채택해달라고 말했고, 주민 측을 대표해 출석한 실무책임자는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 밀양 송전탑 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가협의체 백수현 위원장이 지난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우회송전 가능여부 등에 대한 검토결과 최종보고서’를 제출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전 “최종보고서 수용…국회가 권고안 채택 해달라”
주민 “한전측 위원들, 국회 위임 취지 정면으로 배신”

조환익 사장은 “지난 8일 제출된 전문가협의체의 최종보고서 내용을 수용한다”며 “밀양지역 갈등해결을 위해 국회에서 다수 의견에 대한 권고안을 채택해주시길 바란다. 국회에서 권고안 채택시 이를 적극 이행하고 실질적 보상 등 갈등 해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계상 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이 결과(전문가협의체 최종 보고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송전탑 건설의 타당성을 따질 수 있는 사회적 공론화 기구를 구성해 줄 것을 제안드린다”고 말했다.

이계상 사무국장은 “국회가 전문가협의체를 만들어 준 것은 한전 추천 전문가와 주민 추천 전문가가 기술적 쟁점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해서 양측을 다 설득시키라는 취지로 알고 있는데 국회의 위임 취지를 전문가협의체 한전 측 위원들이 정면으로 배신했다”고 성토했다.

이 사무국장은 이어 “시작부터 끝까지 다 베껴 쓴 보고서이고 부인할 수 없는 대필 의혹이 있다”며 “특히 3장짜리 보고서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정식 의회가 끝나고 난 휴일날 이메일을 발송했는데 수천명의 목숨이 걸린 문제를 어떻게 이렇게 결정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40일간 대안송전 방식을 검토한 전문가협의체는 '송전탑 건설 찬성'을 다수 의견으로 하는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지만 밀양 주민 등으로 구성된 송전탑 반대 대책위는 이 보고서가 한전의 입장만 대변했다며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국회 산업위는 11일 간담회를 열어 보고서 채택 여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산업위가 이 보고서를 그대로 채택해 ‘공사 속개’ 결정을 내리면 한전과 주민 측은 이에 따라야 한다.

한편 이날 소위에서 위원들은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전용갑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직무대행 등을 대상으로 최근 원전 부품 서류위조 사태에 대해 질타하고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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