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구조조정]생사기로 놓인 쌍용차…구조조정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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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구조조정]생사기로 놓인 쌍용차…구조조정 현실화되나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1.04.05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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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사태’ 등 노사 갈등 재현 우려
HAAH오토모티브 “시간 더 달라” 여지
쌍용차 평택 본사 정문. 사진=쌍용차 제공
쌍용차 평택 본사 정문. 사진=쌍용차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 졸업 10년 만에 다시 생사의 기로에 섰다. 쌍용차의 법정관리행이 유력해지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09년 2600여명의 정리해고로 촉발된 ‘쌍용차 사태’ 재현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이르면 오는 8일 쌍용차에 대한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31일까지 쌍용차의 유력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의향서 제출이 없자 회생절차 개시를 위한 수순에 돌입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 측에 기업 회생 절차 돌입 시 조기 졸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원은 “쌍용차, 채권자, 기타 이해관계자들이 인수합병(M&A) 절차를 포함해 실효성 있는 개선방안 등을 제시하면 충분히 검토하고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일단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인력 구조조정도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이 실시될 경우 노사 갈등 재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2009년 법정관리 당시 구조조정으로 인한 노사 갈등으로 이른바 ‘쌍용차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법원은 회사의 회생을 위해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쌍용차 노조원들은 일방적인 구조조정 단행에 반발해 쌍용차 평택 공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9년 만인 2018년에야 해고자 전원 복직으로 겨우 봉합됐다. 

쌍용차의 미래 사업성 담보를 위해 고정비 줄이기 방안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쌍용차 노사에 ‘생즉사 사즉생’(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살 것) 정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쌍용차 노사는 제가 생각하기에 여전히 안이한 것 같다”며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적 구조조정은 쌍용차 노조가 받아들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부 노조는 인원 감축 등 강압적인 자구안 요청이 들어올 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쌍용차는 고강도 경영 쇄신책을 추진한 바 있다. 특히 지난달과 이번달 직원 월급도 50%만 지급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월과 2월에도 직원 임금 50%의 지급을 유예한 바 있다. 

희망퇴직 등을 받진 않았지만 쌍용차를 떠나는 직원도 늘고 있다. 쌍용차 직원 수는 2019년 말 기준 5003명에서 작년 말 기준 4869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최근 퇴사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연구소 내 인포테인먼트 파트의 경우 연구원 13명 중 12명이 그만두고 현재 1명만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법정 관리 후 쌍용차를 인수할 의향이 있거나 인수 의향을 표시한 후보자가 국내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를 포함해 3∼4곳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에디슨모터스는 수면위로 급부상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앞으로 다양한 차종의 전기버스, 전기트럭, 전기 SUV를 내놓고 2022년 수소연료버스, 수소연료트럭까지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 인수 의사를 철회한 것은 아닌 데다 여전히 양측이 협의 중인 만큼 여지는 남아있다. HAAH오토모티브는 투자 결정과 관련해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지난 1일까지 5개월을 기다렸고 (HAAH오토모티브 투자의향서) 안 왔지만 시간을 더 달라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동시에 법원에서도 마냥 시간을 줄 수 없기 때문에 회생절차에 대한 채권단 의견을 문의한 것 같다. 법원에도 저쪽이 저런 사정이 있으니 조금만 시간을 줬으면 한다는 그런 의견을 내지 않을까 싶다”며 “그때까지 안오면 회생절차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HAAH오토모티브는 쌍용차에 대한 투자 의지가 있으나 투자자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HAAH오토모티브의 전략적 투자자(SI)는 캐나다 1곳이고, 금융 투자자(FI)는 중동 2곳이다. 이들은 3700억원 규모의 공익 채권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HAAH오토모티브가 당초 약속한 투자액 약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를 훨씬 웃돌기 때문이다. 아울러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에 담긴 흑자 전환 등 미래 사업 계획의 현실 가능성을 놓고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역시 “아직 투자 협상 대상인 HAAH오토모티브가 투자 의사를 철회하지 않았고 여전히 여러 조건을 두고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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