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기싸움 본격화...“미국산 앵무새” 조롱거리 된 文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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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기싸움 본격화...“미국산 앵무새” 조롱거리 된 文대통령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1.03.30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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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탄도미사일 발사 계기 공방 격화 중
4월 태양절 중대 분수령...文정부는 패싱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조현경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없다. 그의 접근 방식은 상당히 다를 것이다.”(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

“우리는 결코 누구의 관심을 끌거나 정책에 영향을 주기 위해 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리병철 북한 노동당 비서)

지난 25일 있었던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북한과 미국 간 기싸움이 본격화 되고 있다. 다음달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아 양측 간 기싸움은 당분간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는 북한으로부터 “미국산 앵무새”라는 조롱을 받고 있다. 남측과는 대화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바이든, 김정은 만날 의향 없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시간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나흘 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외교에도 준비돼 있다고 밝혔는데, 여기에 김 위원장과 만나는 것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만날 의향이 없다”며 “그의 대북 접근법은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상당히 다를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가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향해 “그들이 긴장을 고조시키기로 선택한다면 상응하는 대응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동시에 “북한과의 외교에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적 대화의 경우 “최종적인 비핵화가 조건이 돼야 한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담보하기 위한 실무협상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키 대변인은 전임 트럼프 대통령 식의 톱다운 외교는 없다고 다시 확인한 셈이다.

▮리병철 “미 군사적 위협 미 본토서 제압”

이에 대해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 주역인 리병철 비서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리 비서는 27일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결코 누구의 관심을 끌거나 정책에 영향을 주기 위해 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현재 진행 중인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수립에 영향을 주기 위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리 비서는 “미국이 대양 건너 교전일방의 앞마당에서 벌려 놓는 전쟁연습(한미연합훈련)이 방어적인 것이라면 우리도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미국 본토에서 제압할 수 있는 당당한 자위적 권리를 가져야한다”며 “앞뒤 계산도 못하고 아무런 말이나 계속 망탕하는 경우 미국은 좋지 못한 일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계속해 가장 철저하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4월 태양절 중대고비...북미 대결 격화

앞서 북한은 16일 미국 국무·국방장관 방한 하루 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와 18일 한미 2+2(외교·국방장관) 회담이 열리기 몇 시간 전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한미훈련이나 미국의 대북 인권 공세에 경고를 날린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경고에도 미국은 강도 높은 대북 인권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25일 탄도미사일 발사였다.

이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미국의 대북 인권공세 강화에 미국과의 대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적어도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생일까지 무력시위를 지속하면서 향후 대응 방향을 검토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형무기 시험발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 북한은 SLBM 탑재 신형 잠수함을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진 신포 조선소에서 이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여정, 文대통령에 “미국산 앵무새”

우리 정부는 이 과정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체”(합참)라고 하거나 “대화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문재인 대통령 서해수호의날 기념식 발언)는 등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문 대통령을 직접 조롱하고 나섰다.

김여정 부부장은 30일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명의 담화를 내고 문 대통령의 기념식 발언을 두고 “실로 뻔뻔스러움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또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미국의 강도적인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며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해주어도 노여울 것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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