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강판, 미얀마 철수 가능할까?
상태바
포스코강판, 미얀마 철수 가능할까?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1.03.29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스코강판, 지난 2014년 양곤주 핀마빈 산업단지에 컬러강판 공장 건립
공장 도입 당시 군부 영향으로 준공 늦어져, 당시 군부 설득 작업은 필수
포스코강판 첫 해외 진출 사례, 동남아 컬러강판 수출 교두보 역할
포스코강판 4CCL 공장 전경. 사진=포스코강판 제공
포스코강판 4CCL 공장 전경. 사진=포스코강판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최근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를 장악하며 자국민을 향한 무자비한 탄압이 지속됨에 따라 미국 정부를 비롯한 전세계에서 지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이 미얀마 군부가 운영하는 기업들에 대한 제재에 돌입한 가운데 국내 기업의 제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미얀마에 진출한 기업 중 대표적으로 포스코강판이 있다. 포스코는 과거 동남아 시장을 주력 공략 대상으로 삼고 인도네시아에 크라카타우 포스코 준공을 비롯해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현지 법인 설립과 함께 아연도금공장 등 설비 도입에 나선 바 있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 1997년 미얀마군인 복지법인 MEHL(Myanmar Economic Holdings Limited)과 합작으로 미얀마포스코를 설립했었다. 당시 연산 3만t 규모의 건자재용 아연도금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도입했다.

그러나 2019년 7월 계열사인 포스코강판에 미얀마포스코 주식 1만3440주를 처분하며 직접적인 미얀마와의 관계를 청산했다. 당시 지배구조 개편 및 경영효율화 달성이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최정우 회장이 기업시민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던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강판의 미얀마 컬러강판 공장은 지난 2014년 11월 준공됐는데, 당시 경쟁사인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이 해외 CCL 투자에 나서면서 2011년부터 추진됐었다. 당초 인도와 베트남 등에 투자할 계획이었는데 2012년 미얀마로 급선회했다.

포스코강판의 미얀마 컬러강판 공장 준공식 모습. 당시 군부 관계자로 보이는 이들이 준공식에 참여했다. 사진=포스코강판 제공
지난 2014년 11월 포스코강판의 미얀마 컬러강판 공장 준공식 모습. 당시 군부 관계자로 보이는 이들이 준공식에 참여했다. 사진=포스코강판 제공

당시 논의됐던 인도 마하라슈트라 뭄바이 포스코 부지 인근과 베트남 지역 대신 미얀마로 선회한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다만 이 당시 미국에서 1997년부터 이어왔던 투자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등 제재 완화와 함께 미국 기업의 미얀마 기업 활동을 허가한 것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강판의 컬러강판 공장은 MEHL과 합작으로 미얀마 양곤주 핀마빈 산업단지 내 2만㎡ 부지에 지어졌으며, 연산 5만t 생산이 가능하다.

포스코강판이 미얀마 컬러강판 공장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미얀마에 공장을 짓기 위해 포스코강판에서 군부를 회유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한 것은 업계 내에서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군부 설득 작업에 시간이 걸려 공장 준공도 2014년 11월로 늦춰졌다. 이후 인프라 부족과 현지인들의 작업 이해도 문제 등으로 흑자전환에 2년 가까이 걸렸다.

포스코강판 입장에서는 해외에 첫 투자한 사례로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어 쉽사리 포기하기 힘든 상황이다. 포스코강판 측은 미얀마 로힝야족 탄압 등 인권 이슈가 제기된 이후 2017년부터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여전히 MEHL 지분이 남아있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거래 금지 등 제재 가능성이 남아 있다. 국내 컬러강판 업체들의 주요 수출지역이 동남아 비중이 매우 큰 만큼 포스코강판의 해외진출 선봉장 역할을 하는 미얀마 공장의 폐쇄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