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난주 단거리 미사일 발사” 軍 침묵에 외신 통해 알았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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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난주 단거리 미사일 발사” 軍 침묵에 외신 통해 알았다(종합)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1.03.2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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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 종료 사흘만 순항미사일 발사
지난해는 軍 즉각 발표...이번에 비공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수도 평양에 주택 1만 세대를 짓는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했다고 노동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사진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웃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수도 평양에 주택 1만 세대를 짓는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했다고 노동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사진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웃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한미연합훈련이 종료(18일)된 지 사흘만인 지난 21일 북한이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사실이 24일 외신 보도로 뒤늦게 알려졌다. 외신은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첫 도발이라고 평가했지만, 한국과 미국 당국은 “탄도미사일이 아닌 만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니다”라며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이 지난 21일 두 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가장 먼저 발사 소식을 보도한 WP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 직접적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해 4월 14일 이후 11개월만이다.

이에 대해 미 당국은 발사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지만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것 외에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 고위 당국자들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 주말 북한의 군사 활동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는 탄도미사일 활동을 제한하는 유엔 안보리에 대북 결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만 했다. 탄도미사일이 아니니 ‘낮은 단계’의 도발에 해당하며 대화의 문을 닫겠다는 메시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곧 북한과의 향후 대화 국면을 고려해 대응을 자제하겠다는 의미다.

문제는 직접적인 위협 아래 있는 우리 군 당국마저 미국과 입을 맞춰 침묵했다는 점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미 군 당국은 당시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파악하고 있었는데 발표하지 않기로 서로 합의했다”는 내용의 정보당국 보고 내용을 전했다.

실제 합참은 이날 외신 보도 후에야 “지난 21일 오전 서해 지역 평안남도 온천 일대에서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순항미사일의 경우에는 북한이 발사할 때마다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지난해 4월 14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즉각 상세한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를 두고 도발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많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이 자신들의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도발의 강도를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앞서 지난 15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대남담화에서 바이든 정부를 겨냥 “이 기회에 우리는 대양 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마디 충고한다”며 “앞으로 4년 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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