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新냉전에 김정은 "적대 세력 광란"...시진핑 "북중 관계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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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新냉전에 김정은 "적대 세력 광란"...시진핑 "북중 관계 보물"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1.03.2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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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정상, 美 인권 공세 속 구두친서 교환
中, 대북지원 약속...핵무장 강화 지지없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푸젠성 난핑에 있는 남송 시대의 유학자 주시(朱熹)의 사당에 들러 전통문화 계승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푸젠성 난핑에 있는 남송 시대의 유학자 주시(朱熹)의 사당에 들러 전통문화 계승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조현경 기자] 중국과 신냉전에 돌입한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인권 공세에 직면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적대 세력이 광란적인 중상을 하고 있다”며 중국과의 협력 강화에 나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중 관계는 보물”이라며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핵무력 등 북한의 국방력 강화에 대해서는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구두친서를 보내 적대세력의 도전에 맞서 협력을 강화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이 밝히지 않았지만 전날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리룡남 신임 중국 주재 북한 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교환된 양국 정상 간 구두친서 내용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두터운 동지적 관계에 기초해 두 당 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해야 할 시대적 요구에 따라 중국 공산당 중앙위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시진핑) 동지에게 구두 친서를 보내 노동당 제8차 대회 정형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적대 세력들의 전방위적인 도전과 방해 책동에 대처해 조중 두 당, 두 나라가 단결과 협력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또 중국을 향해 "적대세력들의 광란적인 비방 중상과 압박 속에서도 사회주의를 굳건히 수호하면서 초보적으로 부유한 사회를 전면적으로 건설하기 위한 투쟁에서 괄목할 성과들을 이룩하고 있는데 대해 자기 일처럼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전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의 구두친서 내용을 공개했다. 시 주석은 친서에서 "중국과 북한의 전통적 우호 관계는 양당, 양국, 양국민이 공유하는 귀중한 보물"이라며 "새로운 정세에서 중국 측은 중·조(중국과 북한) 관계를 유지, 공고화, 발전시키고 양국의 사회주의 사업에서 새로운 결과를 달성하며, 양국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가져다 주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에 중국의 식량과 비료를 조만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지지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존하기 위해 북한 및 기타 관련 당사국들과 협력할 의향이 있다"며 "역내 평화와 안정, 발전, 번영을 위한 새로운 기여를 위해 협력할 뜻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정은은 구두친서를 통해 국방력 강화와 남북관계, 북미관계와 관련한 정책적 입장을 시진핑에게 깊이 있게 설명하면서 북중 간의 정책 공조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며 "그러나 시진핑이 북한의 국방력 강화 입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없고, 중국은 남북과 북미 간의 대결보다는 대화를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북중 정상 간의 친서 교환을 계기로 양국 간의 인적교류와 경제협력이 서서히 재개되기는 하겠지만 남북 및 북미 대화 재개에 중국이 긍정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봤다. 

한편 중국은 신냉전 국면에서 러시아와의 연대도 강화하는 모습이다. 중국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중국에서 회담을 갖고, 서방 세력의 대중국 인권 공세에 함께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지는 한국과의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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