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선희 재등장 “싱가포르·하노이 같은 기회 다시 안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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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선희 재등장 “싱가포르·하노이 같은 기회 다시 안준다”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1.03.1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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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접촉시도 폭로하며 “계속 무시할 것”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사진=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한미 외교·국방 장관 간 2+2 회담을 몇 시간 앞두고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통해 '미국의 대화 시도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2+2 회담 결과에 따라서는 미국을 겨냥한 새로운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 부상은 18일 아침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은 2월 중순부터 뉴욕을 포함해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와의 접촉을 시도해왔다"며 "우리는 또 다시 미국의 시간벌이 놀음에 대응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기 전날 밤에도 (미국은) 제3국을 통해 우리가 접촉에 응해줄 것을 다시금 간청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최 부상은 이어 "이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앞으로도 계속 미국의 접촉시도를 무시할 것"이라며 "대화 그 자체가 이루어지자면 서로 동등하게 마주앉아 말을 주고받을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한 번이라도 마주 앉을 것을 고대한다면 몹쓸 버릇부터 고치고 시작부터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최 부상은 '몹쓸 버릇'과 관련해 "미국에서 정권이 바뀐 이후 울려나온 소리는 광기어린 북조선 위협설과 무턱대고 줴치는 완전한 비핵화 타령뿐이었다"며 "우리 국가의 방역조치를 놓고도 그 무슨 인도주의 지원을 저해한다는 매우 몰상식한 궤변을 뱉어놓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의 새 정권이 시작부터 재미없는 짓들만 골라하는 것을 꼼꼼히 기록해두며 지켜볼 것"이라며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다시는 주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한다"고 했다.

특히 최 부상은 "일본을 행각한 미 국무장관이 여러 압박수단 혹은 완고한 수단 등이 모두 재검토 중이라고 떠들며 우리를 심히 자극했는데 이제 남조선에 와서는 또 무슨 세상이 놀랄만한 몰상식한 궤변을 늘어놓겠는지 궁금해진다"며 "우리는 이미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에 강경 메시지를 낼 경우, 강대강 원칙에 따라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최 부상은 지난해 7월 4일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는 내용의 대미 담화를 발표한 뒤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바 있다. 8개월 만에 다시 등장한 셈이다. 국가정보원은 최 부상이 김여정 당 부부장과 함께 대미 정책을 구상 중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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