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이사회서 ‘경영권 분쟁’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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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이사회서 ‘경영권 분쟁’ 분수령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3.0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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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사회서 주총 안건 채택 여부 결정
박찬구 회장 vs 박철완 상무 주총 앞서 1라운드
금호석유화학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금호석유화학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9일 이사회를 열고 박철완 상무의 주주제안으로 비롯된 이른바 ‘조카의 난’ 1라운드를 본격적으로 맞이한다.

박 상무는 지난달 삼촌인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고배당 등 주주제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릴 것을 제안하면서 ‘조카의 난’을 일으켰다. 회사 측은 박 상무의 제안을 저지하는 등 주주권 방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9일 이사회를 열고 박 상무의 주주제안을 주총 안건으로 채택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

박 상무와 금호석유화학 측은 그간 공방을 벌여왔다. 금호석유화학 측이 박 상무의 고배당 주주제안이 회사 정관·상법상 오류가 있어 주총 안건 상정이 어렵다고 나오자, 박 상무는 거부할 사유가 없다면서 지난달 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지난 5일 심문 기일에서 양측은 공방을 이어갔고, 법원은 이사회 전날인 8일까지 의견서 등을 제출받은 뒤 결론을 내기로 했다.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시일을 고려하면 가처분 신청 결과는 늦어도 11일까지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이사회 전에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박 상무는 주주제안을 통해 배당 확대 이외에도 ▲자사주 소각 ▲사외이사 중 의장 선출 ▲내부거래위원회·보상위원회 신설 ▲신규 이사 5인 선임 ▲비영업용 자산 매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 상무는 1차 분수령인 이사회를 앞두고 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를 진행해왔다.

박 상무는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기존 금호석유화학의 주주 정책이 낮은 배당 성향과 과다한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주들에게 비친화적이라고 지적하며, 자신의 주주제안이 경영권 분쟁 보다는 저평가된 회사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금호리조트 인수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신사업 확대 등 중장기적 청사진도 제시했다. 회사 개인 최대 주주인 박 상무는 아울러 모친을 특수관계인으로 추가하고 모친과 함께 지분도 소폭 확대했다. 추가한 지분은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은 없지만, 박 회장을 압박하며 주총 이후 행보까지 대비하는 포석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 상무의 공세 강화에 박 회장 측은 최근 별다른 대응을 하진 않았으나 반격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총 표 대결에 대비해 주주 친화 배당 정책, 이사회 개선, 투자 계획 등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박 회장 측은 회사가 지난해 석유화학 업황 불황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하는 등 현 경영진이 회사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킨 점을 내세울 것으로 예측된다. 오너 일가의 배당은 줄이고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소액 주주들에 대한 배당은 늘리는 차등 배당도 업계에서 박 회장 측이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는 방안이다.

재계 관계자는 “박 상무가 주주 명부를 확인하고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최근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사회와 법원 결정을 기점으로 주총이 열리기 전까지 약 2주간 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양측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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