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부터 LNG・태양광・수소까지…에너지 대전환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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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부터 LNG・태양광・수소까지…에너지 대전환 속도전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1.03.0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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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M&A 통한 근본적 사업 재편 나서…공급과잉 LNG, 태양광은 숨통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기름값을 표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기름값을 표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수요 부족을 겪는 정유사들이 탈탄소 경제 부흥에 발맞춰 에너지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기존에 고부가가치 품목 개발, 석유화학 신사업 영역을 확장하던 데서 나아가 인수합병(M&A)을 통한 구조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수소경제로의 이전이 촉진되면서 에너지 대전환 중간 단계인 액화천연가스(LNG)와 태양광 업계도 공급과잉 수렁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점유율이 만년 고정됐던 정유 4사 경쟁구도에서 SK가 조금씩 발을 빼는 양상이다. 지난해 SK네트웍스 주유소 사업을 현대오일뱅크에 매각해 점유율 변동이 컸다. 작년 말 기준 현대오일뱅크가 GS칼텍스를 제치고 점유율 2위(21.4%)에 올라섰다. SK에너지 점유율은 전년 29.5%에서 26.6%로 낮춰졌다. 주유소사업이 사양화되며 불가피하게 일어난 산업구조조정이다. 2016년에 1만2000여개였던 전국 주유소 수는 지난해 말 1만1369개까지 줄었다.

정유사들의 생산능력이 국내 수요를 초과하는 만성적인 공급과잉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로 항공 수요까지 실종되며 불황이 더 짙어졌다. 이런 가운데 SK는 석유화학 사업 비중도 줄이려고 한다. SK종합화학 지분 49%를 매각할 계획이다. 당초 정유사들은 석유산업 사양화 대책으로 화학사업에 발을 들였으나 주력하는 방향족 품목의 수익성이 저조했다. 방향족은 화학섬유 계열 제품 원재료로 쓰이는데 공급경쟁이 심한 데다 전방 섬유산업이 코로나 타격까지 입었다.

SK종합화학이 영위하는 에틸렌 생산(NCC)업 역시 경쟁사들에게 쫓기고 있다. GS칼텍스가 여수공장 인근에 2조7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연간 70만톤의 에틸렌 공장을 짓고 올해 상업가동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화학제품 생산 시설에 2조7300억원을 투자한다. 이 공장 역시 올해 말 상업가동하는 목표다. S-OIL은 2024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화학시설을 짓는다. SK로서는 외부 투자를 유치해 이러한 리스크를 분산하고 사업 재편을 위한 재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정유사들이 사업 구조를 개혁하고 나선 데는 글로벌 저탄소 경제와 국내 뉴딜 정책 등 에너지 믹스 전환과 무관하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재생에너지를 2034년 전체 발전량의 22.2%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 속에 공급과잉에 허덕이던 LNG와 태양광 발전업계는 숨통이 트이고 있다. 정부는 석탄발전 설비 가동 후 30년이 지난 뒤에는 모두 폐지해 LNG 연료로 전환키로 했다. SK E&S 등 LNG 민자발전사들은 이에 대응해 LNG 저장시설을 확장하는 등 신규 투자에 적극적이다.

다른 한 축은 태양광이 담당하고 있다. 그동안 좀처럼 투자 과실을 얻지 못했던 한화도 기사회생할지 주목된다. 한화는 태양광 밸류체인 중 폴리실리콘 원가경쟁에서 대규모 손실을 보고 2019년 전면 철수했다. 현재 한화솔루션이 영위하는 셀, 모듈 사업도 경쟁강도가 심하다. 폴리실리콘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아서다. 한화솔루션은 모듈 생산력 기준 2019년 글로벌 3위였으나 지난해 7위까지 밀려났다. 상위 10위권 중 나머지는 모두 중국 업체들이다.

그나마 주요 국가들이 태양광 산업 구조조정기간을 거쳐 축소된 태양광 발전 지원 정책을 재차 강화하는 추세다. 올해 세계 태양광발전 수요는 경기부양, 기후변화 이슈 및 코로나 봉쇄조치로 지연됐던 프로젝트 재개 등에 힘입어 150GWh를 달성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분석업체 우드매킨지는 지난해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코로나에도 전년 대비 5% 성장했다고 진단하며 올해는 더욱 견고한 8% 성장세를 점쳤다. 또 2050년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이 전체 에너지 공급원 중 2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SK와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종의 미래 사업은 궁극적으로 수소에 이를 전망이다. 양사 모두 각각 현대차와 아람코 등 파트너사와 함께 수소 생산 및 관련 공급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투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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