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도 포기한 ‘자동차’…삼성·LG, 車 산업 ‘주역’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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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도 포기한 ‘자동차’…삼성·LG, 車 산업 ‘주역’ 될까?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12.28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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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전자 전장산업 수년 전부터 준비…전기차 급성장으로 기대 커
삼성과 LG, 각각 하만 인수와 마그나 합작으로 전장 산업 주도적 역할 기대
전기차 배터리 분야와 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분야서도 시장 주도 기대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 모터는 내연기관차의 엔진과 달리 전기, 전자 장비로 분류돼 전장산업의 일부에 속한다. 사진=LG전자 제공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 모터는 내연기관차의 엔진과 달리 전기, 전자 장비로 분류돼 전장산업의 일부에 속한다. 사진=LG전자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자동차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친환경 관심이 커지면서 전기차 판매량이 쑥쑥 늘고 있어 자동차 ‘전기·전자 장비’를 뜻하는 전장 산업의 규모 역시 빠른 확대를 보인다. 자동차 영역이 완성차업체의 전유물로 보기 힘들어짐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새롭게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과거 블랙박스, 내비게이션, 스피커, 오디오 등의 부품 장치를 뜻하던 전장 산업의 의미가 자동차 뼈대를 제외한 모든 분야로 넓혀지고 있다. 내연기관 시대가 끝나면 엔진을 배터리와 모터가 대체하게 되는 만큼, 자동차 대부분의 영역이 전장 산업으로 편입된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의 발달은 운송수단에 불과한 자동차를 문화, 생활 공간으로 바꾸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탄생시키게 되면서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정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눈여겨보고 있다. 우리나라 독보적 재계 1순위인 삼성전자를 이룩한 이건희 회장도 생전 이루지 못했던 사업 분야가 바로 자동차 산업이었다. 삼성전자는 과거 1995년 현대그룹의 매출을 넘기 위해 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착공에 들어갔었다. 그러나 5년만인 2000년에 르노에 인수되면서 삼성의 도전은 막을 내려야 했다.

그러나 2020년을 원년으로 전기차 시대가 본격 개막할 태세를 보이면서 전장 산업을 지배하는 기업이 곧 자동차 산업의 주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전기차는 더 이상 완성차업체의 전유물이 아니다. 애플도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을 만큼 영역이 모호해졌다. 엔진을 대체하는 모터의 핵심인 배터리는 이미 삼성과 LG가 대세다.

삼성과 LG는 배터리뿐만 아니라 전장 산업 분야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6년 세계 최대 오디오 전장 업체인 하만을 80억달러에 인수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계기로 단숨에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로 성장했으며, 전장사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당시에는 수익성 문제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얻었지만, 이제는 신의 한 수로 평가될 수 있는 판단이 될 전망이다.

LG전자의 경우에도 전장사업은 잘나가는 가전 부문과 비교하면 혹에 불과했다. H&A 사업부의 승승장구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부품 사업인 VS 사업부는 매년 적자에 시달렸다. 또 이동단말 등 스마트폰 등을 판매하는 MC 사업부 역시 전장사업을 위해 버리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LG전자가 전기차 부품사인 마그나와 합작사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세우겠다고 발표하면서 전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LG전자는 기존 전장사업부(VS)에서 모터·인버터 등 전기차 관련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부문을 분할해 합작사 지분 51%를 인수할 예정인데, 마그나는 애플이 2014년 전기차 사업 진출을 준비하며 만든 ‘타이탄 프로젝트’의 핵심 협력사다.

전장사업이 이제야 주목받는 것은 전기차 시대가 현실로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고 4년 동안 매출에서 괄목할 성장을 보였지만, 수익성은 별로였다. 또 LG전자 역시 지난 2013년 자동차 부품 전담 사업본부를 만들고, 2018년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 ZKW까지 품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초고속 성장의 모습을 보인 전기차 시장이 아직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가 없다는 점은 삼성과 LG에 큰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기차 부품시장 규모는 2025년 2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전기차 부품에 있어서도 삼성과 LG가 게임체인저로 부각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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