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따르는’ 반도체 산업, 내년도 호실적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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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따르는’ 반도체 산업, 내년도 호실적 이어간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12.2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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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지표 D램 가격 연말 들어 꾸준히 상승세…내년 1분기 가격상승 전망
비대면, 모바일 수요 확대에 마이크론 공장 정전 사태…수급 균형 깨질 듯
시스템 반도체도 팹리스 업체 신규 발주 기대와 SMIC 제재로 기대 커져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선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제공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올해 선방한 가운데 내년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출을 이끌어 온 반도체 산업이 내년에는 2018년에 이어 슈퍼호황기를 맞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주변 여건도 우호적으로 메모리 반도체부터 비메모리 반도체까지 국내 기업의 수혜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12월 들어 D램 현물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D램 현물가격은 12월 초부터 지속 상승하고 있는데, 고정거래가격보다 3개월 선행하는 현물가격 특성상 내년 1분기부터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속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4분기 대비 서버 D램은 최대 5%, 그래픽 D램은 최대 10%, 컨슈머 D램은 8%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현물가격이 오르면서 유통업체들도 D램 구매에 나서면서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2월 3일 미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대만 MTTW 공장의 정전 사고 역시 국내 반도체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공장의 D램 생산량은 글로벌 시장의 9%를 차지하고 있다. 정전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생산과정에 있었던 물량이 폐기된 만큼 단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만큼, D램 가격의 회복과 공급 부족 전망은 내년 반도체 수출에 기대를 걸게 한다.

우려했던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등 그동안 뒤처져 있던 경쟁사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샤오미, 오포 등에서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한 물량 생산 차원에서 D램의 주문이 공격적으로 늘고 있다. 내년에는 5G의 보급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호재다.

또 비대면 수요 증가로 2020년 PC 판매가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도 호재의 방증이다. D램 익스체인지는 내년 1분기 PC 판매는 7421만대를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5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초 코로나19로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우려로 가수요 확대로 늘어났던 재고가 소진되며 미국 구글과 아마존 등에서 데이터센터용 D램 주문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정전 사태로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정전 사태로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아직은 성과가 미진한 시스템 반도체 부문도 내년 이후 기회가 올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 경쟁사 대비 기술이 떨어지면서 주요 수요 업체들이 탈 인텔을 선언하고 있다. 애플에 이어 MS 역시 직접 반도체 설계에 나설 것을 발표했다. 다양한 팹리스 업체의 출현은 파운드리 업체엔 신규 수주의 기회다. 삼성전자도 역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미국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제재에 들어가 경쟁사의 반사 이익이 예상된다.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업체의 경우 대만 TSMC가 과점을 차지하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공급능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오를 여지는 충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발생으로 비대면 관련 업종인 노트북, 태블릿 PC 수요 증가 등이 반도체 산업에 호재로 작용했다”면서 “내년에도 비대면 수지가 유지되고 모바일 수요가 늘면서 공급 규모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여 가격 협상력이 공급자 우위로 돌아설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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