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이 직접 챙긴 EUV, 삼성 미래 먹거리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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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 직접 챙긴 EUV, 삼성 미래 먹거리 달렸다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10.18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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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본사 찾아간 이재용, EUV 기술 확보 성공
초미세 공정 핵심 기술, 파운드리·5G·AI 성장 발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왼쪽부터 ASML 관계자 2명,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이 부회장,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왼쪽부터 ASML 관계자 2명,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이 부회장,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EUV(극자외선, Extreme Ultra Violet) 기술 확보에 성공하면서 삼성전자의 미래 신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지난 13일 네덜란드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직접 찾아가 확보한 EUV는 삼성의 미래 신사업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EUV는 기존 불화아르곤(ArF)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광원이다. 파장의 길이가 불화아르곤의 1/14 미만에 불과해 보다 세밀한 반도체 회로 패턴 구현에 적합하다. 회로를 새기는 작업을 반복하는 멀티패터닝(Multi-Patterning) 공정을 줄이면서 패터닝 정확도를 높인다. 이러한 EUV를 활용하면 반도체 생산의 성능과 수율을 향상시키고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EUV의 이러한 특성은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사업 성공에 직결돼있다. 인공지능(AI)·5세대(5G) 이동통신·자율주행 사업 등에 필요한 최첨단 고성능·저전력·초소형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보다 세밀한 회로 구현을 EUV가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EUV에 대해 투자 결정뿐 아니라 기술 확보, 점검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 EUV는 장비 한 대 가격이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투자 의지 없이 집행이 쉽지 않다. 이 부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네덜란드로 날아가 EUV 기술 확보에 나섰다. 지난 4월에는 세계 최초의 EUV 전용 생산시설인 화성 'V1 라인' 건설 현장을 찾은 바 있다. 올해 초에는 삼성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해 EUV 기술 개발 현황과 라인 가동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EUV를 통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삼성전자가 EUV 기반 최첨단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파운드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삼성의 수주 물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중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로 반사이익도 기대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IBM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EUV는 삼성의 5G 사업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5G는 이 부회장이 전담조직을 만들고, 연구개발, 마케팅까지 전(全) 영역을 챙기는 핵심 미래 성장사업 중 하나다. 이 부회장은 NTT도코모, KDDI 등 일본 양대 통신사 경영진을 직접 만나 글로벌 세일즈에 뛰어들기도 했다. 그 결실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2조원 규모의 KDDI로부터 5G 기지국 공급 계약을 따냈다. 지난달엔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과 8조원 규모의 5G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삼성전자는 미래 신사업 외에 EUV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초격차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점유율 1위(43.5%)다. 삼성전자는 EUV 공정을 메모리 업계 최초로 차세대 D램 제품부터 전면 적용해 리더십을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한 첨단 3세대 10나노급(1z) LPDDR5 모바일 D램을 양산한다. 미세공정의 한계를 돌파한 제품으로 역대 최대 용량과 최고 속도를 동시에 구현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현장경영을 통해 삼성전자가 차세대 핵심 기술 EUV의 안정적인 확보에 성공했다”며 “이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파운드리, 5G 등 삼성의 미래 신사업 성장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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