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바닥난 LCC “유상증자만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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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바닥난 LCC “유상증자만이 살길”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9.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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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한 차례 실패에도 720억원 규모 유상증자 재추진
진에어, 1050억원 규모 진행 중…에어부산도 유증 검토 중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왼쪽부터) 티웨이항공, 진에어 항공기. 사진=각 사 제공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왼쪽부터) 티웨이항공, 진에어 항공기.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유상증자가 줄을 잇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놓이자 자금 확보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LCC들은 이번 유상증자 흥행 여부에 따라 최대 내년 상반기까지 버티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현재 7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이미 한 차례 유상증자에 실패했지만 목표액을 높여 재도전에 나선 것이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지난 7월 29일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실패했다.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가 유상증자 참여를 위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티웨이홀딩스의 청약 참여율이 25.61%에 그치면서 티웨이항공은 유상증자를 중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티웨이홀딩스가 유상증자 배정물량에 100% 참여하기로 하면서 실패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발행할 신주는 4500만주다. 신주의 20%인 900만주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후 일반공모를 거친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11월 27일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하면 티웨이항공은 내년 초까지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차입금이 총 470억원에 달하지만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수출입은행 대출 100억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부채비율도 560%에서 329%로 하락한다. 회사는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항공기 리스 및 정비, 유류비, 운영비 등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진에어도 현재 10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최대 주주인 한진칼이 유상증자에 536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만큼 이번 유상증자가 무난히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에어부산 역시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이 기간산업안정기금을 받게 되면 자회사 지원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LCC업계 1위 제주항공은 일찌감치 유상증자를 통해 1506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LCC들이 유독 유상증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현금성 자산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서다. 국내 상장된 LCC 4곳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살펴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2242억원에서 올 상반기 1050억원으로 53.2% 줄었다. 진에어도 2970억원에서 1292억원으로 줄었고, 티웨이항공은 44.5% 감소한 1026억원, 에어부산은 67.0% 줄어든 152억원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유상증자 흥행 여부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LCC들의 버티기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LCC 매출의 70~80%를 담당하는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이 마저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항공기 리스 및 정비, 유류비, 운영비 등에 투입하면 자금 운용에는 당분간 숨통이 트이겠지만, 결국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하반기까지 영업적자가 이어지면서 자금 역시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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