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 시국에 기업 발목을… 일자리 누가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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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 시국에 기업 발목을… 일자리 누가 만드나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9.2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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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우리는 이번에 사람 안 뽑아요.”

올해 하반기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들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 기업(120곳)의 절반(50.0%)은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중 24.2%는 하반기에 신규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기업들이 채용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위의 조사에 응한 기업들 대부분은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경제와 업종 경기가 악화된 상황을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한 이유로 꼽았다.

기업들에게 코로나19만큼 암울한 소식이 또 있다. 미국과 중국의 끝 모를 갈등이다. 최근 미·중 갈등 중심에는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반도체 등 기술이 서 있다. 미국은 올해 중국 최대 IT 기업 중 하나인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사실상 전면 차단하는 제재를 가해 중국의 IT 산업에 결정적인 한방을 날렸다. 당장 화웨이는 스마트폰 최신 모델 개발에 차질을 빚게 됐다. 지난해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가로막은 미국이 이제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기계 부품마저 끊어버린 것이다.

무역 분야에서 시작된 미·중 갈등은 앞으로 어디까지 확대될지 예측할 수 없다.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뚜렷한 대응 전략을 마련할 수 없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기업들 입장에서 미국과 중국 시장 어느 하나를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야말로 코로나19 장기화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미·중 갈등 불확실성까지 더하니 전대미문의 위기라는 한숨만 절로 나오는 게 기업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정치권과 정부가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에 나서며 기업 죽이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상법, 공정거래법이 통과되면 기업의 경영권 위협이 증대하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쓰여야 할 자금이 불필요한 지분 매입에 소진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연스레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약화될 것이고, 국가경제 또한 심각한 악영향에 예상된다고 한다.

급기야 전경련 등 6개 경제단체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세계 각국은 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 규제완화 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우리도 기업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마음껏 나설 수 있는 규제완화가 우선돼야 하고, 위기 극복에 찬물을 끼얹는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지금은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에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가 맞다. 생존 위기에 몰린 기업들의 목소리를 정치권과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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