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투기수요 차단 효과적… 집값 안정은 글쎄”
상태바
“다주택 투기수요 차단 효과적… 집값 안정은 글쎄”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07.12 15: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앞으로 다주택자 추가 주택매입 어려워질 것
세 부담에 다주택자가 집 내놓을지는 ‘미지수’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7·10 부동산 대책’에 따라 투기목적으로 주택을 여러 채 사들이거나 보유하는 게 어려워질 것으로 입을 모았다. 다만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우선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보유세 부담 증가로 다주택자는 매물을 내놓고 집값 하락으로 이어져 종국에는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봤다.

박 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으로 아파트 매입임대가 폐지되고 다주택자의 취득세·양도세·보유세가 강화돼 가수요가 차단될 전망”이라며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줄어 시장이 차츰 안정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종합부동산세 부과일까지 양도세 중과 시행을 유예하고 등록임대주택을 자발적으로 등록말소 하면 과태료 면제와 세제 혜택 유지 해주기로 하면서 시장에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투기 수요 감소를 예상했으나 양도세 중과 유예에 따른 매물 증가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함 랩장은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거나 지방 비규제지역에 갭투자를 감행하는 외지인의 비율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세 부담이 늘더라도 집값 상승 기대감이 워낙 커 버티기에 들어가는 다주택자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함 랩장과 의견을 같이했다. 송 대표는 “이번에 집을 팔면 향후 추가로 집을 사기 어렵다는 생각에 다주택자들은 쉽게 매물로 내놓지는 못할 것이란 의견이 많다”며 “더욱이 다주택자로선 현재의 양도세도 무겁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지 않고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정부가 증여 부동산의 취득세율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면서 “이 방안의 강도에 따라 ‘증여냐, 처분이냐’가 갈릴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대책이 집값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시장에서 이번 대책을 이른바 ‘똘똘한 1채’로 갈아타라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강남 3구를 비롯한 핵심 입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고 짚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대책으로 단기 효과는 볼 수 있을지 몰라도 공급에서 특별한 얘기가 없었던 만큼 장기적인 안정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국민 대다수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공급을 대폭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