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금융지주, 코로나 여파에 ‘어닝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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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금융지주, 코로나 여파에 ‘어닝쇼크’
  • 박수진 기자
  • 승인 2020.05.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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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DGB·JB금융, 2분기 실적 악화 불가피
中企·자영업자에 과도하게 쏠린 대출도 리스크 
(왼쪽부터) 김지완 BNK금융 회장, 김태오 DGB금융 회장, 김기홍 JB금융 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김지완 BNK금융 회장, 김태오 DGB금융 회장, 김기홍 JB금융 회장. 사진=각 사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BNK금융과 DGB금융지주 등 지방 금융지주들이 더 심각한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이들 금융사들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구·경북, 영남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가 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선 ‘진짜 위기는 2분기 이후’ 라고 내다볼 만큼, 올해 해당 금융사들이 입게 될 실적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지배지분)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한 13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8.4%)보다 훨씬 부진한 실적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실적이지만 지난해 일회성요인(충당금환입 등)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이다”고 설명했다. 

BNK금융이 전망치보다 부진한 실적을 보이면서 내달 7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DGB금융도 전망치보다 밑돌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DGB금융의 올해 1분기 실적으로 925억원,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저금리 기조 속에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올 2분기 실적도 전분기, 전년 동기 대비 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BNK금융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16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9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DGB금융은 103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9%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4.3%의 실적을 올린 JB금융의 2분기 전망치도 전년 대비 14.46%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지방금융사들의 경우 대출 구조가 중소기업·자영업자에 과도하게 쏠려 있어 더욱 우려된다. ‘코로나 쓰나미’로 지역경제가 부진을 면치 못하게 되면, 이는 곧 은행의 연체율 및 대손충당금 증가, 실적 및 자산건정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제주은행 등 6개 지방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85조5909억원이다. 이는 전체 기업 대출 잔액 중 무려 92.1%이다. 중소기업 대출 중 43.5%(37조2238억원)는 자영업자 대출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28일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지방 금융사들의 코로나 타격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윤 원장은 “코로나19 장기화시 경제가 어려워질 것을 대비해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를 생각해둬야 한다”며 “마지막 보루는 은행인데, 원체 지방이 좋지 않으니 지방은행은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방 금융지주 회장들과 은행장들이 실적 개선을 위해 어떤 대책을 내세울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면서 신속한 금융지원을 통한 지역경제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1분기 순이자마진(NIM)이 금리 하락 등으로 하락했지만, 다른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향후에도 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적어도 1분기 수준의 NIM은 유지하는 것으로 목표 NIM을 관리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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