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기내식 생산 현장도 멈췄다…항공업계 “정부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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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기내식 생산 현장도 멈췄다…항공업계 “정부 지원 절실”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4.0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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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에 밀 카트가 텅 비어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2일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에 밀 카트가 텅 비어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하늘길이 꽉 막힌 가운데 국내 항공사들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하늘을 날지 못하는 항공기도 문제지만, 기내식을 생산·납품하는 기내식 생산기지들은 사실상 휴업 상태다.

대한항공은 총 약 30개의 글로벌 항공사에게 기내식을 생산·납품하는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가 사실상 휴업 상태라고 2일 밝혔다.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는 대한항공 자사 뿐 아니라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외국 항공사에서 사용될 기내식을 최종 준비하고 항공기에 탑재하는 업무를 하는 곳이다.

지난해 3월 초 하루 약 8만식의 기내식을 만들었으나, 코로나19로 기내식을 만들어야 할 공정이 거의 대부분 멈춘 상태다. 실제로 3월 말 기준 하루 2900식만 생산하고 있어 현재 기내식을 공급하는 항공사는 2개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인천 기내식 센터는 현재 냉장고 시설을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평소라면 탑승객들에게 음식을 전달하느라 바삐 움직여야 할 밀 카트(Meal Cart)들도 가득 쌓여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여객기가 멈춰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여객기가 멈춰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항공업계는 전 세계 하늘길이 모두 막혀 수요창출이 불가능한 가운데 고정비 압박이 지속되며 2~3개월 안에 모두 도산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항공협회는 코로나19 쇼크로 국내 항공사들의 상반기 매출 손실이 6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항공업계는 정부의 전향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정부가 저비용항공사(LCC)에 최대 3000억원의 대출을 진행하고, 오는 6월까지 항공기 정류료 면제 및 안전시설 사용료를 3개월 납부 연기 해주겠다는 지원책을 내놨지만, 단기 미봉책이 그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세계 각국은 자국의 항공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과감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여객 항공사에 보조금 250억달러(30조7000억원)를, 화물 항공사에 40억달러(4조9000억원)를 각각 지급하고, 항공산업 협력업체에도 30억달러(3조7000억원)를 지급한다. 내년 1월 1일까지 항공운송과 항공연료에 부과되는 세금도 전액 면제다. 법안 발효 후 5일 이내에 절차를 공지하고 10일 내에 초도 지급을 완료하는 등 신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도 항공사의 세금 완화, 재정·금융지원 등이 발표되고 있다. 독일은 자국 항공사를 대상으로 무한대 금융 지원과 무이자 대출기한 연장, 세금 유예, 공항이용료 면제 등 혜택을 지원한다. 프랑스도 자국 항공사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을 결정했다.

싱가포르의 국적 항공사 싱가포르항공은 최대 주주인 국부펀드 ‘테마섹’으로부터 105억달러 규모의 주식과 전환사채 발행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 싱가포르 최대 은행인 DBS그룹은 28억달러의 대출을 지원했다. 대만의 경우, 항공사들에게 10억달러(1조1000억원) 규모의 정부 대출을 실행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들이 자구책으로 급여반납, 유·무급휴직 등을 시행 중이지만 항공사의 개별적인 노력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정부에서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펼쳐놓고 즉각적이고 과감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만약 골든타임을 놓치면 국내 항공산업의 ‘생존’은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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