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잇단 경고음...코로나발 불황에 뇌관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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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잇단 경고음...코로나발 불황에 뇌관 터지나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4.02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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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로 낮아진 대출문턱...은행 가계대출 3월에만 6조원 폭증
코로나19로 가계소득 빨간불...IIF "GDP 대비 가계부채 한국이 2위"
제로금리 시대와 코로나19까지 장기화되며 가계대출도 꿈틀대고 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사진=연합뉴스
제로금리 시대와 코로나19까지 장기화되며 가계대출도 꿈틀대고 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우리 경제 뇌관인 '가계대출'이 꿈틀대고 있다. '제로금리 시대' 개막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뇌관을 건드릴 불씨가 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해 정부가 유동성 지원에 나섬에 따라 개인신용대출이 급증하면서 이들의 빚폭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태의 장기화시 이들의 신용대출이 부실로 이어질 경우 가계부채의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실직과 가계소득 급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사상 최고치에 달할 거라는 분석까지 제기됐다.

우선 낮아진 대출문턱이 불안요인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 연 0.75%의 제로금리 시대가 열리며 현재 가계대출 금리는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미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코픽스와 잔액코픽스가 일제히 하락했다. 

2일 한은의 '2020년 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 2월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90%로 한 달 전보다 0.05%포인트 내렸다. 이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6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일각에선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증가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선 초저금리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해도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가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금리가 낮아질 경우 당연히 대출이 늘겠지만 코로나19로 실물경기가 완전히 얼어붙은 상황에 불확실성이 커진만큼 대출 수요도 억제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들어 서울 강남권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하락 흐름이 포착되고 있는데다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 역시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은행에서 돈을 끌어다 쓴 가계들이 폭증했다. 주요 5대 은행의 원화대출이 20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역대급 증가세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3월 원화대출 잔액은 1170조7335억원으로 전달보다 19조8688억원 늘었다.

관련 통계를 구할 수 있는 2015년 9월 이후 최대 규모로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신용경색 우려가 짙어지며 기업들도 많은 돈을 빌렸지만, 내수 악화에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와 소득이 끊긴 가계들이 대출도 크게 늘어났다.

한편 국제금융협회(IIF)는 최근 ‘코로나19로 악화되는 가계부채 부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 가계부채의 폭증을 이끌 거라고 우려했다.

IIF는 “글로벌 가계부채가 이미 GDP 대비 60% 정도인 47조 달러(약 5경 7000조원)에 이르렀는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12조 달러(약 1경 5000조원)나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코로나19에 따른 실물 경제 충격도 증가될 수 있다. 게다가 저소득층의 경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급격하게 감소할 가능성이 커 내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IIF는 또,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이 전 세계 33개국과 유로존을 포함한 34개 지역 중 두 번째로 크다고 전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5.1%로, 전년 대비 3.9%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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