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고조되는 대학생들…“한달에 100만원이 우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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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고조되는 대학생들…“한달에 100만원이 우습나”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4.0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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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단체 “대학도 등록금 환불해 고통 분담해야”
일부 교수는 과제로 강의 대체…환불 외치는 학생↑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온라인 강의가 지속된다는 발표에 대학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수백만원의 등록금을 내고도 강의는 물론 학교시설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대학생 단체들은 입학금과 등록금을 일부 환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 단체 ‘코로나 대학생119’는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부분의 대학이 온라인강의를 진행하면서 마땅히 누려야 할 교육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침해받은 학습권에 대한 보상을 책임지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에도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와 함께 발표회를 열고 등록금 일부 환불·입학금 전액 환불 등을 주장했다. 이들은 “대학은 자신을 피해자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며 “대학 당국도 과감히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생들에게 직접 들은 상황은 더 심각했다. 실습 위주의 정비관련학과에 재학 중인 A씨는 “등록금도 등록금이지만 실습비만 60만원을 냈는데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며 “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100만원에 육박하는 실습비를 내는 과도 있다고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피같은 돈인데 나몰라라 하는 대학의 태도에 환멸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사회과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 B씨는 “일부 교수의 경우 자료만 올려둔 뒤 자습하라고 하거나 과제 제출로 수업을 대신한다”며 “학생들의 등록금에서 나온 월급 받고 뭐하는 것인가 싶을 때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들으려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온라인 조별과제는 대면으로 수행할 때에 비해 더 힘들다”며 “어쩔 수 없이 카페같은 곳을 가서 강의를 듣는데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 코로나19에 더 노출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기준 사립대학의 1년 평균 등록금은 745만원. 대학생들은 한 학기에 400만원에 가까운 등록금을 지불하고 교육받을 권리를 사고 있는 셈이다. 수업의 질 저하가 등록금 환불 요구로 이어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대학생 C씨는 “주변에서 등록금 환불에 동의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대략 60~70%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 학기가 16주로 편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한 달에 100만원, 한 주에 25만원씩 대학에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적지 않은 돈을 내고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데 환불 요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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