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느리고 끊겨요”… 교사도 학생도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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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느리고 끊겨요”… 교사도 학생도 답답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04.0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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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무상 제공으로 해결됐지만 풀어야 할 문제 여전히 많아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본격적인 온라인 개학에 앞서 원격수업 시범운영 학교로 지정된 학교의 학생들이 영상 끊김 현상 등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 휘봉고등학교에서 열린 쌍방향 화상수업에서는 데이터 용량 부족과 불안정한 인터넷 연결이 예상치 못한 복병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중학교와 비교해 고등학생들의 스마트기기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수업을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없었지만 향후 온라인 수업에 대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학생들은 대부분 청소년 요금제 등 상대적으로 저가 요금제 가입이 많아 데이터 사용량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교육부, 통신 3사(KT, SKT, LGU+)와 협의해 데이터 사용량과 요금에 대한 걱정 없이 주요 교육 사이트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학교 내에 충분하지 않은 무선인터넷망에 대한 해결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화상 수업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쌍방향 수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려면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가 사용하는 장비와 인터넷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됐다.

자료 영상 등 데이터가 많이 소모되고 인터넷 속도에 많은 영향을 받는 콘텐츠는 ‘영상이 안 보인다’ ‘소리가 안 들린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경우 접속자가 몰리면 사이트 접속에 장애가 자주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이런 사태를 대비해 유튜브 등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나 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실제로 시범 수업 중 일부 학생의 오디오에선 TV 소리나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루에 모든 과목을 ‘실시간 쌍방향 화상’으로 수업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더욱이 유튜브 채널, 네이버TV 등 다른 사이트에서 EBS 콘텐츠 이용하면 데이터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온라인 강의를 위한 장비 마련과 인터넷 설치 등 예산 지원 없이 실시간 수업을 전면 도입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이런 것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학교별, 지역별 교육 격차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덧붙여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학생들은 엄청난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어떻게 보면 교사도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으로 갑작스럽게 내몰려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라는 강요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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