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부터 금융까지...LF, 이유있는 ‘문어발 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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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부터 금융까지...LF, 이유있는 ‘문어발 외도’
  • 전지현 기자
  • 승인 2020.03.3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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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8.5%↑, 주요 패션 3사 중 ‘나홀로 성장’
사업다각화 영향에 외형 확대 ‘성공’, 온라인 강화 질주 예고
LF 연결 기준 실적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LF 연결 기준 실적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매일일보 전지현 기자] 패션업계 침체가 계속되면서 문어발식 확장을 해왔던 LF가 재조명 받고 있다. 신성장동력사업 일환으로 실시했던 LF의 크고 작은 M&A가 외연확장을 견인하고 있어서다. 전통 패션기업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꾸준히 단행한 투자 결과란 평가다.

3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패션 3사 중 하나인 LF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8.5% 신장한 1조851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섬 매출은 3.03%,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년보다 1.5% 감소한 것에 비해 ‘나홀로 몸집’을 키운 셈이다.

LF 관계자는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패션업계 성장폭이 둔화된 상황에서도 해마다 전체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패션 매출은 횡보하는데 전체 매출이 늘어났다. F&B, 코람코 등 사업다각화 영향에 전반적인 외형 확대 역할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5년간 M&A 10곳, 기성복 전통 名家에서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우뚝’

1974년 반도패션으로 시작한 LF는 국내 최초의 고급 기성복 기업이었다. LF 전신인 반도패션이 소속됐던 반도상사는 1966년 가발 제조업으로 경영 전기를 맞은 후 1970년 럭키 섬유인수를 통해 봉제업에 진출하면서 LF 태동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고, 1974년 명동에 반도패션 매장을 오픈하며 국내 기성복 시장에 문을 열었다.

패션 전통강자로 독보적인 자리매김을 하던 LF에 변화가 생긴 것은 2014년. 당시 LG패션이란 사명을 지금의 LF로 바꿔 달고 크고 작은 인수합병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2015년 방송업 ‘동아티브이’ 인수를 시작으로 같은해 온라인몰 ‘트라이씨클’ 인수했고, 2016년에는 프랑스 브랜드 ‘불리 1803’과 네덜란드 ‘그린랜드’를 전개하며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식자재 유통기업 ‘모노링크’와 ‘구르메 에프앤드비코리아’를 인수하고 2018년에는 첫 자체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맨’과 여성화장품 ‘아떼’를 론칭했다. 지난해에는 금융업 및 부동산업을 영위하는 ‘코람코자산신탁’과 귀금속제조업 ‘이에르로르코리아’까지 품에 안았다.

이렇게 LF가 그간 진행한 M&A 건수는 총 10곳. 패션기업 중 가장 많은 인수합병 수치다. 그 결과 LF는 식음료와 외식사업, 화장품, 라이프스타일, 보육서비스, 방송, 부동산신탁 등으로 외연을 확장했다.

◆온라인·모바일 사업 확대로 사업효율성 추진

LF 다각화 행보 속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온라인 영역 확대다. 최근 들어 패션업계가 온라인 영역 강화에 적극적인 것과 달리 LF는 일찌감치 발판을 다져왔다. LF는 2014년 LF패션몰을 LF몰로 개편해 자체 브랜드 뿐 아니라 타 브랜드까지 입점시켰고, 이듬해 5월에는 패션전문 온라인몰 ‘트라이씨클’을 인수함으로써 고객층을 다양화했다.

주요 판매제품이 ‘백화점 입점 브랜드’였던 LF몰을 통해 ‘고가 고객층’을 겨냥한 동시에 주로 아울렛 제품을 판매하는 ‘트라이씨클’로 ‘저가 브랜드 고객층’을 끌어 모으면서 온라인 발판을 다진 것이다. 동시에 LF는 현재 기존 백화점, 할인점 등 전통적인 유통구조 약세 극복을 위해 온라인, 홈쇼핑, 면세점 채널로 유통망을 확장했다. 이 일환으로 패션·라이프스타일 전문채널 동아티브이를 인수하며 온라인플랫폼을 강화했다.

지난 5년여간 실시한 사업구조 개편은 계열사간 최근 시너지를 내는 분위기다. 최근 온라인 브랜드로 리뉴얼 론칭한 여성복 브랜드 ‘앳코너’는 지난달 중순 출시한 봄 주력 제품의 초도 물량을 완판했다. 챔피온, 탐스, 오피신제너랄 등 수입 브랜드와 함께 질스튜어트 온라인 전용 라인인 JSNY 여성복도 론칭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 역시 LF는 온라인 역량을 발판으로 온라인과 모바일 사업 확대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단 전략이다. 이미 인력 30%를 IT로 채운 LF는 최근 전체 매출 중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까지 올라섰다. 구본걸 LF 회장은 지난 27일 주주총회자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극심한 내수 침체 상황에서 온라인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며 패션을 넘어 IT회사로 변모할 것임을 선언했다.

다만, 수익성은 풀어야 할 숙제다. 한섬과 삼성물산이 지난해 각각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인 반면 LF는 26.8% 뒷걸음질 쳤기 때문이다. LF가 인수한 10개 기업 중 6곳은 모두 분기순이익을 냈지만, 4곳의 순손실 역시 전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LF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재무정보에 따르면 최근 5년새 인수한 10개 기업중 지난해 말 기준 순익을 낸 곳은 코람코자산신탁(216억원), 동아TV(8억원), 트라이씨클(40억원), 모노링크(18억원), 글로벌 휴먼스(4억원), 구르메에프앤드비코리아(26억원)이었고, 케이엔이글로벌, 인덜지, PT.Three Six World, 이에르로르코리아 등은 총 7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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