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LG, 경영권 승계 논란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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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LG, 경영권 승계 논란에 ‘휘청‘
  • 이우열 기자
  • 승인 2018.05.23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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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놓고 시민단체에 뭇매
현대차, 엘리엇-자문사 공격에 지배구조 개편안 철회
LG, 구광모 체제 돌입 앞두고 검찰 수사 촉각

[매일일보 이우열 기자]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 현대자동차, LG그룹이 최근 경영권 승계 논란에 휩싸이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삼성, 분식회계 논란 연루 의혹

최근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연임으로 회사 경영권 승계를 재확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에 연루되고 있다.

정치권 및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 부회장을 향해 다양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 처리 변경을 통해 매출을 고의로 부풀렸고, 이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에 합병과 연관돼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오르면서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던 제일모직의 가치도 상승했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이 제일모직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에 유리하게 정해졌다"는 주장이다.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은 지난 14일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안진과 삼정 회계법인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고평가하지 않았다면, 1대 0.35라는 적정 합병비율 평가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며, 주가에 정당성을 획득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과거 금융감독원에서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시기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시기와 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 철회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전격 철회했다. 엘리엇과 국내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의 반대를 이겨내지 못했다. 오는 29일 예정돼있던 임시주총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말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엘리엇 등은 현대차그룹이 정한 합병 비율이 모비스 주주에 불리하고, 향후 시너지 효과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순환출자고리 해소를 위한 불가피한 방안이라는 현대차그룹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어떠한 구조개편 방안도 주주와 시장의 충분한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라며 “더욱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여러 의견과 평가들을 전향적으로 수렴해, 사업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보완하여 개선토록 하겠다”고 전했다.

정부가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속에, 다시 한 번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이다. 현재 개편안을 보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나 시기 등은 미정인 상태다.

◇LG, 검찰 수사 걸림돌

구본무 LG 회장의 별세 이후 장자승계원칙으로 ‘구광모 체제’에 접어든 LG그룹의 경우 검찰 수사가 걸림돌이다.

검찰은 LG그룹 사주일가가 계열사 주식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내야하는 양도소득세 100억원을 내지 않았다고 판단, 최근 회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 수사 대상에는 구광모 상무의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서 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 상무는 ㈜LG 지분의 6.24%를 보유하고 있다. 고 구본무 회장(11.28%)과 구본준 부회장(7.72%)에 이은 3번째 주주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갖고 있는 ㈜LG 지분을 모두 합치면 46.68%다.

구 상무가 구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는다면 최대주주에 오른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구 상무는 1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부과해야한다. 재계에서는 분할 납부가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선 구 상무가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는 LG그룹 비상장 계열사 ‘판토스’를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 정부의 강한 재벌 개혁 기조 등을 감안하면 복잡한 구조로 계승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구 상무가 비교적 젊은 나이라는 점에 있어 경험 부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구 상무가 최근까지 해외 현장에서 업무를 진행했고, 신사업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세습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많은 상황 속에 세대교체 시기에 접어든 기업들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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