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 사이 반중감정 갈수록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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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주민 사이 반중감정 갈수록 악화
  • 신재호 기자
  • 승인 2011.01.0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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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 도움 요청 외면 때문…군인들도 “중국, 우방아니고 전시엔 敵”

[매일일보] 북한 주민들의 중국에 대한 감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탈북지식인단체인 NK지식인연대에 따르면 북한 현지 소식통은 "작년 12월 31일 신압록강다리 착공식에 관한 소식을 전해들은 북한주민들은 ‘자동차로 중국에 실어갈 자원을 빵통(화차)채 실어가려는 수작’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신압록강 대교가 건설되면 평남득장지구 탄광에서 생산되는 고열량 무연탄과 황해북도 은율에서 생산되는 철광석 등 북한의 지하자원들이 대거 중국으로 넘어갈 것으로 우려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의 대북투자가 북한의 자원획득 위주로 이뤄져 신압록강대교 건설로 중국의 자원수탈이 확대되고 북한 지도부의 배만 불려줄 뿐 주민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중국의 오만한 태도도 북한 주민들의 반중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북한이 2008년부터 중국에 개방한 동해안 어장에서는 중국어선들이 북한의 동해안 김책 앞바다까지 들어와 어류를 싹쓸이 해가면서 북한어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어선들은 공해상은 물론이고 북한해역에서도 북한어선이 쳐 놓은 그물을 찢어놓거나 심지어 잡은 고기를 강탈해가는 등 난폭한 행동을 보이고 있어 북한어민들이 중국어선을 만나면 피해 다닐 정도라는 것.

특히 북한 고위층의 비호를 받고 있는 중국어선들은 북한 해군경비정이 출동해도 겁내지 않고 빠른 속도를 이용해 도주하며 북한해군을 조롱하는 등 횡포가 심해 북한주민과 일선부대 군인들의 분노를 초래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작년 10월 북한해군이 배에 추진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하고 있는 중국어선을 공해상까지 쫓아가 체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북한군은 흉기를 들고 덤벼드는 중국선원들을 무력으로 제압하고 어선과 배에 실려 있던 물건 전량을 압수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즉시 중국어선을 풀어주고 물건도 돌려주라는 윗선의 명령이 내려왔다고 한다. 중국인 선장이 휴대폰으로 통하는 총정치국 간부에게 상황을 전했기때문이다.


하지만 북한해군은 명령을 무시하고 중국 선원들을 5시간 넘게 억류하고 구타했는데 중국선원들이 전부 바닥에 무릎을 끓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서야 물건을 몰수하고 석방했다고 한다.

명령에 불복종한 경비정 함장과 정치지도원은 귀항 후 징계를 받았다. 이 사건이 전해지면서 북한군인들은 "꼭대기에 있는 매국노들 때문에 조국의 앞 바다까지 중국 놈에게 빼앗겼다"고 격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의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실망감도 반중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북한주민들은 작년 김정일 위원장의 2차례중국방문 소식이 조선중앙TV를 통해 집중 보도되고 중국의 대규모 식량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란 기대를 했지만 식량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자 중국과 김 위원장을 싸잡아 비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주민들은 "아픈 사람이 두 번씩이나 중국에 들어갔는데도 빈손으로 돌려보내는 떼놈들이 괘씸하다. 김정일이 호금도(후진타오)와 동갑 나이인데 호금도는 얼굴이 빤질빤질하고 김정일은 90살 먹은 영감 같다"며 김 위원장의 늙고 병든 얼굴을 TV화면에 내보내는 것이 국제적 망신이라며 중국방문을 비난했다.

중국 저가 불량제품의 유통도 반중감정을 조장시키는 이유 중의 하나다. 90년대 초반 ‘고난의 행군’ 시기 북한에서 중국제 불량상품의 부작용사례가 늘자 보위부는 남조선 안기부가 중국물건을 구입해 독극물을 뿌린 뒤 북한에 들여보낸다는 선전을 했고 당시에는 그런 선전이 일부 통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의 왕래가 늘고 중국제품에 대한 안목이 생기면서 북한주민들은 저가의 불량상품 때문에 생긴 부작용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북한주민들 사이에 "중국 놈들은 국내에서 쓰는 물건은 좋게 만들고 조선에 들여보내는 물건은 쓰레기로 만든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중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북한에서 중국제품을 쓰는 사람은 돈 없는 하층 빈민들이고 돈주나 간부들은 중국제품보다 한국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김정일과 북한지도부의 잦은 중국 경계 발언도 반중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05년 10월 중국이 2400만달러를 들여 지은 북중 친선의 상징인 대안유리공장을 2007년 방문한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이 약속했던 수출용 유리생산 기술공정을 제공하지 않아 국내용 유리만 생산한다는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당장 폭파해 버리라고 소리를 질렀다는 것.

북한군인들도 중국은 우방이 아니며 전시에는 적’이라는 개념의 사상교육을 받고 있어 중국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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