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공격적 사업 확장에 ‘제동’ 걸리나
상태바
롯데케미칼, 공격적 사업 확장에 ‘제동’ 걸리나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6.06.15 1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자금 의혹 수사에 美 액시올 인수 포기
하반기 경영활동에도 차질 불가피
▲ 지난 14일 압수수색 대상이 된 울산시 남구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모습. 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롯데그룹의 비자금 수사가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롯데케미칼의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글로벌 성장동력의 발판으로 추진해온 미국 화학회사인 액시올의 인수를 철회한 것.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의 하반기 경영활동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18년까지 ‘아시아 최고의 화학기업’을 목표로 실적 상승세를 이어오던 롯데케미칼은 그룹 악재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976년 3월 호남석유화학으로 설립돼 여수, 대산, 울산 석유화학단지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 11조7133억원, 영업이익 1조6111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고의 영업이익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월에는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현 롯데BP화학), 4월 SDI케미칼(현 롯데첨단소재)를 인수해 석유화학부문 제품의 포트폴리오 확대와 수직계열화를 이루는데 성공하며 급성장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석유화학회사인 액시올사 인수를 통한 ‘세계 10위권 화학회사 도약’이라는 전략은 그룹 비자금 수사로 물거품이 됐다.

롯데케미칼은 당초 액시올을 인수해 사업 영역을 클로로 알칼리 사업(소금 전기분해로 석유화학 기초원료 생산)으로 확장하고, 매출액을 21조원 이상으로 늘려 글로벌 12위 화학사로 도약하려고 했다.

이에 지난 7일 액시올을 인수하기 위해 인수의향서까지 제출했으나, 10일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함께 이를 곧바로 철회했다. 액시올 인수 경쟁 과열과 최근 롯데가 직면한 어려운 국내 상황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수를 포기한 것.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이번 인수 계획 철회는 아쉬움이 크나 현재의 엄중한 상황을 감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수합병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벌여온 롯데케미칼은 하반기 경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액시올과 미국에서 진행 중인 합작사업을 원만히 이끌어 낼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셰일가스 기반 에탄크래커(ECC) 사업을 추진한다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연산 100만톤 에탄크래커 공장과 연산 70만톤 에틸렌글리콜(EG)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투자비는 약 30억달러 중 롯데의 자본금은 약 8억6000만달러다.

웨스트레이크는 롯데케미칼이 포기 의사를 밝힘에 따라 액시올 인수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이 관련 프로젝트를 계획대로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쏟아붇게 될 웨스트레이크 측이 합작사업을 유지할지 미지수라는 것.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액시올과의 합작사업이 차질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화학을 그룹 핵심 사업군으로 육성한다는 전략도 변함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아직 조사 중인 사안이라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이날 오전(미국 현지시간) 허수영 사장이 불참한 상태로 미국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을 개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