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AI발 반도체 경쟁 본격화…정부 지원 뒷받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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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AI발 반도체 경쟁 본격화…정부 지원 뒷받침돼야
  • 신영욱 기자
  • 승인 2024.02.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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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욱 산업부 기자
신영욱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지난해 역대급 불황을 겪었던 국내 반도체 업계의 회복세가 시작됐다. 특히 본격적인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예상됨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HBM은 수요가 아닌 공급 부족 우려가 나올 정도로 그야말로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 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 해당 제품에 대한 업계 반응은 시큰둥 했다. 고성능 D램과 비교해 HBM의 가격이 너무 비쌌던 탓이다. 특히 이 같은 반응은 비교적 최근인 2021년 4세대 제품 HBM3가 출시 때에도 비슷했다.

이랬던 상황은 '챗 GPT' 기점으로 촉발된 AI의 본격 활용으로 반전을 맞이했다. AI 반도체에 HBM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부품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HBM의 가치를 일찌감치 알아보고 남들보다 빠르게 그리고 꾸준히 해당 제품 개발에 매진한 SK하이닉스는 그 보상을 얻고 있다.

D램 시장 지배력이 확대됐음은 물론 HBM만을 놓고 볼 경우 세계 최고 기업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HBM(1세대) △2019년 HBM2E(3세대) △2021년 HBM3(4세대) △2023년 12단 HBM3 개발 성공 등 모두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이 같은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 기준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시장 점거하고 있다. 다만 해당 제품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세질 것은 분명하다. 특히 글로벌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 기업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정부 역시 주도권 방어를 위한 지원의 필요성을 인지한 모습이다. 최근 첨단 전략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국가전략기술에 'HBM'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이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HBM R&D 투자를 하는 중소기업에게는 관련 비용의 40~50%, 중견·대기업에게는 30~40%의 세액공제 제공하기로 했다. 주도권 유지를 위한 차세대 제품 기술이 필수인 시점에서 해당 부분에 대한 지원이 더해진 만큼 기업들이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최근 반도체 산업에서 국가 대항전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일례로 미국, 일본, 대만 등 국가에서는 반도체 기업에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이들의 지원책은 자국 기업들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사실상 국가 간 경쟁전 느낌도 강하다. 때문에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주도권 경쟁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다행히 최근에는 반도체 산업 지원과 육성을 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첫술에 배부르기는 어렵겠지만, 이 같은 행보 자체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어 향후 시장에서도 우리 기업이 가진 주도권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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