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VDI 환경 구축' 입찰에 IT업체들 볼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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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VDI 환경 구축' 입찰에 IT업체들 볼멘소리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4.02.20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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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VDI 사업 제품 요건 "외산 기업 선정 가능성 높아" 지적…KAI "방산사업 특성 등 고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최근 실시한 '가상화 데스크톱 인프라(VDI) 환경 구축' 입찰과 관련, 일부 국내 IT업체들이 해당 입찰이 외산 제품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딴지를 걸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최근 실시한 '가상화 데스크톱 인프라(VDI) 환경 구축' 입찰과 관련, 일부 국내 IT업체들이 해당 입찰이 외산 제품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AI는 최근 조달청의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 ‘출장자 VDI 환경 구축’ 입찰 공고를 게재했다. 이 사업은 VDI 기술 도입을 통해 원활한 원격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최근 방산업계에서는 국정원 주도로 시행 중인 망분리 정책의 경직성으로 외부 출장과 같은 원격근무에 막대한 지장이 따른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VDI는 중앙서버에 올려진 가상 데스크톱 환경에 접근할 수 있는 기술로, 가상화 환경을 지원하는데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사용자는 언제 어디서나 업무용 데스크톱에 접속, 업무 연속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데이터 유출 없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 해당 솔루션이 각광받으면서 국내 기업들도 속속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KAI는 이번 입찰에서 ‘하이퍼바이저(가상머신을 생성·구동하는 소프트웨어)와 VDI 솔루션에 대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제조사의 정품’으로 납품 조건으로 명시했다. 해당 원천 기술을 모두 보유한 기업은 VM웨어, 시트릭스 등 외산기업 2곳이다.

KAI 관계자는 "데이터 보안의 중요성이 높은 방산 사업의 특성상 해당 기술이 사업 구축에 필요한 핵심 기술이라고 판단해 제품 요건에 반영했다"며 "해킹 시도 등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후속 대응과 향후 운용 안정성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관련 IT업체들은 KAI가 외산업체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건 입찰을 했다고 지적한다.

관련 IT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VDI 구현 기술은 정부의 디지털플랫폼정부 구축 방향과 글로벌 벤더 시장 독과점 개선 기조에 맞춰 오픈소스 기반 기술과 제품으로 선회하고 있다. 시장 초창기에는 외산 제품을 도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기술 격차가 좁아지면서 최근에는 국산 제품의 입지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KAI의 이번 입찰에서 외산 제품을 조건을 단 것은 국산을 배제하고 외산을 선호하는 현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AI 관계자는 "방산 산업의 특성상 보안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오픈소스보다는 원천기술을 갖춘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보안 위협을 최대한 막기 위한 선택인데 국내 IT업체들의 볼멘 소리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IT 기술 및 제품 관련 외산 선호 현상은 VDI 기술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반적인 SW 기술 선호도가 외산에 치우쳐 있어 국내 시장 생태계가 쉽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민간뿐 아니라 공공부문에서조차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서 정부의 국내 기업 육성 기조와 어긋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공공부문에서 상용 SW 구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SW 영향평가 제도를 강화, 개정된 소프트웨어진흥법 및 소프트웨어진흥법 시행령을 지난해 10월부터 시행 중이다. 일례로 지난해 국회에서도 한국전력공사와 그 자회사가 도입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이 외산 제품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정보자원 현황 통계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2022년 기준 공공부문 운영체제 가운데 98.18%가 외산으로 집계됐다. 정보기술(IT)의 기반인 운용체제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79.88%, 백업 78.63%, 웹 서비스 64.17% 등 대부분 시스템을 외산 기업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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