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탈중국'과 1.4% 성장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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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탈중국'과 1.4% 성장률
  • 조석근
  • 승인 2024.01.3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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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근 정경부장
조석근 정경부장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국과 우리는 아주 긴밀하고 가까운 경제협력 관계"라고.

'자유민주주의'에 투철한 현 정부 관점에서 말해보자. 중국은 공산당 일당 독재 국가다. 우리나라 유일의 적국인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우리의 우방, 아니 혈맹인 미국과 불편한 관계 아닌가.

2022년 6월 윤석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방문했다. 한국 대통령으로서 매우 이례적인 방문이란 점은 당시에도 널리 퍼졌다. 그때 최상목 부총리는 경제수석이었다. 최 부총리는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온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은 끝나간다. 대안적 시장이 필요하다"고 공표했다. 이른바 '탈중국' 선언이다. 최근 최상목 부총리의 대중국 발언은 한결 부드러워진 셈이다.

지난해 대중 수출은 1248억 달러다.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180억 달러다. 1992년 노태우 정부 당시 북방외교 최대 성과로 불렸던 항목이 대중 수교다. 군사정권 후신인 노태우 정부의 실용외교 중 가장 큰 축이 구 공산권 국가들과의 관계 정상화다.

그런데 그 이후 가장 큰 무역적자가 바로 전년, 2023년에 발생했다. 중국은 지난 30년간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었다. 대중 수출은 늘 흑자였다. 그런데 지금은 적자국이다.

코로나19가 정점이던 2021년 대중국 수출액은 1629억 달러. 전년 대비 22.9% 증가했다. 그럼 그 대안 시장으로 늘 손꼽힌 아세안은? 1088억 달러로 전년 대비 22.3% 증가했다. 수출규제 사태 이후 적대적이던 일본마저 300억달러로 전년보다 19.8% 증가했다. 미국도 959억달러로 29.4% 증가했다.

물론 그 전년도 코로나19 발발로 인한 세계적으로도 급격한 수출입 감소는 감안해야 한다. 다음해 무역통계에 어느 정도 기저효과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첫 해 2020년 한국 무역수지는 448억 달러였다.

그러면 지난해 무역수지는 얼마일까. '마이너스' 100억 달러다. 중국만이 아닌 것이다. 현 정부가 그토록 살뜰히 챙긴 일본 수출은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아세안 국가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생산기지인 베트남도 두자릿수 감소다. 나토에 참석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간접 지원하는 중대 결단을 내렸지만 유럽 무역수지조차 마이너스다.

한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1.4%다. 경제적 성과란 오로지 숫자로 말하는 것이다. 우리보다 훨씬 GDP 규모가 큰 미국(2.5%), 일본(1.8%)보다 낮은 수치다. 역사적으로 1980년 오일 쇼크,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치다.

그 중심에 해외시장의 상실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은 혹독한 세월을 전제로 한다. 중국? 한중 수교 이전부터, 국내 기업 해외영업 종사자들은 공산권 경제 특유의 폐쇄성과 비합리적 관행을 뚫고 말 그대로 맨손으로, 맨몸으로 시장을 개척했다. 그 엄청난 노고를 현 정부는 너무도 쉽게 외면했다. 최상목 부총리는 이제 그 해법을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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