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 시장, 성장·퇴보 기로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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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 시장, 성장·퇴보 기로 ‘가속’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4.01.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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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질 개선과 경쟁제품 등장으로 위기 확대
가격경쟁력 없이 해외 시장 공략 어려워 성장 난항
서울의 한 가전양판점에 진열된 공기청정기. 사진=연합뉴
서울의 한 가전양판점에 진열된 공기청정기. 사진=연합뉴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이 성장과 퇴보의 갈림길에 섰다. 외부 환경에 따른 수요 변동과 경쟁 가전의 등장으로 시장이 다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시장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추세다. 2019년 국내 대기질 악화로 수요가 급증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0년부터는 연간 1조원에 육박한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가 7000억원 수준으로 30% 가량 하락한 바 있다. 

실제 2018년 250만대를 기록한 공기청정기 시장은 2019년 350만대 규모로 급성장했다. 당시 한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23㎍/㎥였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국내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19㎍/㎥로 하락했다. 성수기인 봄과 가을의 대기질이 급격하게 개선됨에 따라 계절적 수요까지 놓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는 통상 외부 환경에 수요가 좌우되는 특성을 가졌고, 중국 내 미세먼지 발생량 감소와 정부의 계절관리제 등으로 대기질이 개선된 이후 하락세를 보인다”며 “외부 대기질이 악화될 경우 다시 반등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외부 환경 변화라는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성장과 퇴보의 기로에 섰다. 현재 국내 대기질은 다시 악화되는 추세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늘었기 때문이다. 통상 한국의 겨울철은 북서풍의 영향으로 중국의 미세먼지가 바다를 건너 한국에 도달한다. 현재 중국에서는 석탄 발전량이 증가하고 있어 국내의 대기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수요 변화도 관측됐다. 전자랜드가 지난 1~14일 공기청정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퇴보의 요인으로는 경쟁 가전의 등장도 꼽힌다. 최근 국내에서는 환기청정기라는 제품군이 등장했다. 환기뿐 아니라 실내 공기를 청정하는 제품이다. 그간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적합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부문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일정 공간만 공기질을 개선하는 공기청정기보다 통상적으로 넓은 범위를 관리한다. 대용량 공기청정기 수요 변동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국내 공기청정기 제품군은 통상 프리미엄급으로 분류된다. 단순 기능만으로도 해외 제품들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된다. 중국 등에서 판매하는 공기청정기보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의미다. 가격경쟁력 등의 요소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국내 공기청정기 제품은 기술 고도화와 상향평준화를 거쳤기 때문에 해외 제품들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할 수밖에 없다”면서 “가격과 성능 등을 모두 고려한 제품들을 출하해야 생존의 기로에서 성장을 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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