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코노미]K-기업, 美 공급망 편입 강화 …상수 ‘아메리카 퍼스트’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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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코노미]K-기업, 美 공급망 편입 강화 …상수 ‘아메리카 퍼스트’ 돌파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4.01.1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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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美 대선, 트럼프 우세 ‘비상’…‘미국 우선주의’ 강화 전망
美 역내 공급망 강화에 초점…삼성·SK, 반도체·배터리 투자 지속
현대차, 전기차 공장 조기 가동 목표…한화, 태양광 리더십 강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일 아이오와주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일 아이오와주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미국 주도의 공급망 편입 기조를 강화해 미국 대선이라는 글로벌 최대 불확실성 변수에 대응한다.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모두 큰 틀에서 미국 주도의 산업 정책을 펼치기 때문이다. 아무도 알 수 없는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보다는 바이든-트럼프 공통의 ‘아메리카 퍼스트’ 상수에 집중해 불확실성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한화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미국 대선 불확실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바이든-트럼프 선거결과를 예측한 시나리오 대응은 리스크가 크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2024년 글로벌선거 : 시나리오별 전략’ 보고서는 “2024년 미국 대선에는 변수들이 상당하다”며 “트럼프가 법적으로 후보가 될 수 없는 경우에 제3후보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며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질 여지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5일(현지시간) 2020년 대선 패배를 뒤집으려 시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올해 대선 후보 출마 자격이 있는 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재선은 고사하고 대선 후보 자격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기에 공화당 내 경쟁자인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39%, 헤일리 전 대사 32%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한 만큼 기업 입장에서 트럼프 당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글로벌 공급망 인사이트’ 브리핑에서 “트럼프 당선 시 ‘미국 우선주의’ 정책 기조에 대비한 한국의 대응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만약 시나리오가 틀릴 경우 국내 기업들에 그에 따른 후폭풍은 치명적이다. 국내 기업들이 바이든-트럼프 모두를 관통하는 ‘미국 자국 우선주의’ 정책 기조에 맞춰 장기적인 글로벌 전략 수립에 집중하는 이유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미국 현지 공장 투자를 예정대로 진행해 대선 불확실성 변수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22조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은 올 하반기 가동 목표다. 삼성SDI도 미국에서 GM,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공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정기 임원인사 때 외교통상부 출신 김원경 Global Public Affairs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김 사장은 외교통상부 한미FTA기획단 협상총괄팀장을 거쳐 삼성전자에서 북미총괄 대외협력팀장도 지낸 ‘미국통’이다.

SK그룹에서는 SK온이 미국 투자에 가장 적극적이다. 현대차, 포드와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튀르키예 합작공장 투자는 취소했지만, 미국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도 미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SK그룹은 대대적인 세대교체 기조의 정기 임원인사 속에도 유정준 SK그룹 북미총괄 부회장은 유임했다. SK그룹이 미국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폭넓은 유 부회장의 미국 재계 네트워크를 높이 샀다는 후문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HMGMA) 준공 시점을 기존 2025년 상반기에서 1년가량 단축하는 중이다. LG그룹에서는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모두 북미 배터리 밸류체인 강화에 힘쓰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현지 양극재 공장, LG엔솔은 현대차와의 합작 공장뿐 아니라 독자공장 건설도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도 미국 시장 태양광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 부문인 한화큐셀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총 12기가와트(GW) 규모 장기 태양광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국에서 성사된 역대 최대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급 계약이자, 한화큐셀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모듈 공급 계약이다. 한화큐셀은 북미 최대 태양광 생산기지인 ‘솔라 허브’를 중심으로 미국 태양광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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