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낙연 신당, '낙관과 비관'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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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이낙연 신당, '낙관과 비관' 사이에서
  • 조현정 기자
  • 승인 2024.01.0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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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정경부 차장
조현정 정경부 차장

결국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탈당과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지난 7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눈물을 흘린 그는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할 것"이라는 말로 탈당을 예고했다. '이낙연 신당'이 만들어진다면 이번 총선은 앞서 제3지대의 광야로 나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개혁신당(가칭)'과 함께 4파전으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2016년 총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에서 갈라진 국민의당이 원내 제3당으로 올라서며 다당제 의회 구조를 만들어 낸 이후 8년 만에 다시 거대 양당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큰 관심이다.

그렇다면 이낙연 신당은 얼마큼의 파급력이 있을까. 신년 초부터 전화를 받았던 정치평론가들은 이준석 신당에는 나름의 성과를 예측했지만, 이낙연 신당 성공 가능성에는 물음표를 붙였다. 이준석 전 대표가 호남, 영남이라는 지역적 기반은 없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중도층과 2030 세대으로부터 지지가 두드러졌다는 게 주요 근거였다.

반면 이낙연 신당은 호남이라는 지역적 기반 외에는 중도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어떠한 요소도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호남을 기반으로 성공했던 2016년 국민의당 '녹색 돌풍' 사례를 이낙연 신당이 따라가기도 쉽지 않다. 당시 호남 민심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었고, 안철수라는 대선 주자급 인물의 인기가 아직 식지 않았을 때였다.

민주당에 등을 돌린 호남 민심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 지역 정가에서는 '문 대표가 광주에서 삼보일배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이야기까지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이러한 정서 위에서 국민의당은 호남 의석을 싹쓸이했다.

하지만 지금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호남 민심은 아직 탄탄하다. 강한 야당을 원하는 호남 민심은 오히려 이재명 대표가 예전의 야성(野性)을 되찾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하는 이낙연 신당을 바라보는 시선은 '적전 분열'이라는 비토 정서가 크게 작동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현역 의원들에 대한 '공천 학살'이 이뤄진다면 호남 민심이 요동칠 수 있다고 하지만 호남은 매번 총선 때마다 '현역 물갈이론'이 높아 큰 변수가 되기 어렵다.

이낙연 전 대표는 자신의 결단이 '야권의 재건과 확대의 작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신당 창당 강행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심지어 그와 가까웠던 인사들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한다. 오히려 정치적으로 너무 많은 것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이준석 신당과의 소위 '낙준 연대'가 이뤄진다면 지금보다 성공 가능성은 높아지겠지만, 그마저도 명분이 없다.

이는 지난 대선에 출마하며 민주당의 가치와 신념의 정통성이 자신에게 있다고 강조했던 것을 스스로 깨는 셈이다. 여전히 당 내에서는 그를 향한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만일 총선에서 야당이 패배한다면 모든 책임의 비난은 이낙연 전 대표가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

과연 이낙연 전 대표는 이 모든 부정적인 전망과 분석을 뒤집고 자신의 정치적 명운을 건 도박에 성공할 수 있을까. 또 다른 제3당의 성공 사례를 한국 정치사에 쓸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낙관보다는 비관 쪽으로 눈길이 머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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