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시대의 지성 '이어령'을 기리는 문화예술계 72인의 인연과 기억 『신명의 꽃으로 돌아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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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시대의 지성 '이어령'을 기리는 문화예술계 72인의 인연과 기억 『신명의 꽃으로 돌아오소서』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3.09.2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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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 시대를 깨운 지성,문화의 새 전기를 마련하고 창조와 변화의 산과 강을 만나게 해준 이어령을 추모하며 그를 기리는 문화예술계 72인의 인연과 기억- 

우리의 한 시대를 깨우는 지성이자 한국 문학 예술의 혼불을 지구촌 하늘 높이 밝혀오셨던 이어령 선생을 여읜 지 어언 한 해를 훌쩍 넘었다. 선생의 한 생애는 바로 우리나라 문화가 근대에서 현대로 탈바꿈해 오늘 ‘K-컬처’가 인류에게 새 로망이 된 노정에 상응한다.

선생의 모국어는 분단, 전쟁의 상처를 낫게 하는 약속이었으며 선생의 붓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다시 AI로 한 걸음 앞서가는 창조의 새벽을 열었다.

선생의 거인으로서의 족적은 문학, 예술에 그치지 않았다.

선생은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통해 루스 베네딕트를 능가하는, 일본 문화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으로 전 일본 열도를 경탄케 했다. 이후 ‘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를 설립해 미래의 동북아문화 공동체를 정초했다.

선생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한·중·일 공유 문화 탐색, 한·중·일 공용 한자 808자 제정 등의 프로젝트는 이를 위한 기념비적인 작업이었다.

한국학에서 동아시아 비교 문화로 선생의 학문은 동과 서에 대한 통섭으로 나아가 금후의 디지털 문명을 예견한 ‘디지로그’ 시대를 선언했고, 자크 아탈리에 앞서 미래의 생태적 공동체를 위한 ‘생명 자본주의’를 주창해 누구도 도달한 적 없는, 세계 문화에 대한 선견을 제시했다.

작가로, 교육자로, 언론인으로, 문화 비평가로, 문화부 장관으로, 선생의 눈빛과 생각이 닿은 곳이면 어김없이 창조와 변화의 산과 강을 만날 수 있었다.

서울올림픽에서 굴렁쇠를 굴리던 소년이 어엿한 어른이 되었지마는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의 눈 속에는 분단의 벽을 넘어 자유와 평화, 사랑과 화해의 한마당의 시간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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