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윤 대통령! 對美권력 아부와 고도의 韓美외교술 구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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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윤 대통령! 對美권력 아부와 고도의 韓美외교술 구분할 것!
  • 최대억 기자
  • 승인 2023.07.19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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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억 정경부장(부국장)
최대억 정경부장(부국장)

매일일보 = 최대억 기자  |  번역은 직역 또는 의역, 오역에 따라 그 뜻이 천양지차(天壤之差) 달라진다.

조선왕조실록과 더불어 우리나라 역사 3대 정사(正史) 중 하나인 삼국사기는 그간 우리 학자들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한글로 번역돼 왔으나, 사실상 사대(事大)에 민감한 탓인지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 원문 그대로 번역된 바 국내에선 본적 없다.

예컨대 삼국사기의 원문 제 1책 160쪽 제7행(위로부터)에 써여진 ‘文武王上元年 雖在服 重違皇帝敕命’은 사실상 (당나라)황제의 칙명을 따르지 않은 문무왕에게 감히(?) 지근 신하가 직언하는 형태였다.

해석하자면, 이는 ‘왕께서는 비록 상복을 입고 있는 중이지만 황제의 칙명을 어긴 책임 지십시오’라며 왕을 꾸짖는 것이다.

반면, 지금껏 우리가 쓴 번역본에서는 ‘왕께서 비록 상복을 입고 있는 중이지만 무거운 황제의 칙명을 어기기는 어렵습니다’라고 돼 있다.

당 조공질서에 편입해 동맹관계를 전제로 결성된 나당연합군이긴 하나, 신라에 계림대도독부를 설치해 한반도 전 지역을 차지하려 했던 당의 군대를 훗날 나당 전쟁에서 격퇴한 신라 문무왕의 속내를 가늠하자면, 당 황제보다 더 괘씸하고 분할 법한 ‘도넘은 친중(親中)’ 성향의 신하와의 갈등 면모를 전자(前者)의 번역에서 실감을 더 엿볼 수 있다.

특히 원문의 ‘重’ 뜻은 ‘책임지다’로써, ‘誰其重’은 ‘누가 이 책임을 지는가, 누가 그 잘못을 책임지느냐’로 번역해야 하나, ‘어렵다’로 잘못 표현됐으며, 제1책 386쪽 제8행(위로부터)의 ‘義慈王十一年王若不從進止’이 한 번역본 제2책 510쪽 11행(위로부터)에서 ‘왕이 만약 나아가고 머무는 것(進止)을 따르지 않는다면’이라고 된 것은 ‘왕이 만일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으로 해석해야 한다. ‘進止’는 명령, ‘나아가고 머무는 것’이 아니다.

문무왕이 정사(政事)에 미숙했거나 어쭙잖은 혜안(慧眼)을 지녔다면 삼국사기에서 ‘문무왕이 총명하며 지략이 많았고 도량은 바다·하천과, 위엄은 우레와 같았다’가 아닌, ‘어리석고 겁이 많으며, 사대가 사주한 신하에게도 쪼아린 자’로 후대에 평가됐을 것이다.

지난 칼럼에도 언급했듯, 한국은 급격한 경제성장을 비호해준 미국, 소홀해서 안 될 중국, 껄끄러웠던 일본과도 실익 외교를 추구함에 놓여 있다.

그러한데 자처한 미(美) 선봉 역할로 중국과 북한의 더 폐쇄적인 정책과 도발을 이끈(?) 대(對)북중(北中)전략,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으로 러시아의 거친 반응을 자초한다는 평을 양산한다.

아마추어 한미동맹 우선주의자들을 외교 책사로 둔 탓인지, 본인 의중인지 알 수 없으니, 필자의 착각(?)일지라도 북·중·러 물밑 협상을 염두에 둔 고도의 외교술이길 그저 고대(苦待)할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 천직인줄 알았던 직장에 종사하다 대통령 된 첫 사례인 만큼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미숙(未熟)할지라도 각 분야에서 정책 결정시엔 멀리·가까이할 사람을 가리는 옥석의 혜안만이라도 발휘하길 바란다. 업무상 가해자 처벌 원칙으로 수사에 임했으나, 사실상 각종 흉악범에 대처하다 억울히 가해자가 된 사건도 두루 접하고도 판사·변호사와의 대치 국면에 익숙했던 검사 직업병을 당장 벗어던지기 어렵겠지만, 더 쌓으려 말라. 나르시시즘(自己愛)만 가중된다.

아울러 다음 정권 쟁취에 신경 끄고 전직 대통령과 선대 왕들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겸손과 섬김’으로 개혁·보수 사이에서 휘둘리지 말고 정공법(正攻法)으로 인사(人事)하며 영호남, 나아가 민족화합·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기여해야 할 시대적 소명을 안고 살아라.

규칙적으로 직장을 다니면서 급료 받아 생활하는 사람, 즉 직장인 출신답게 이번 직장(대통령직)도 오로지 과세 평생연금퇴직금 특권에 감사하며 권력 아부를 솎아낼 인사를 재점검하고 야권과도 만나 자국 실익을 위한 절실한 외교 정책안(案)도 경청하라. 덧붙여 단면이긴 하나 문무왕의 내·외 처세를 교훈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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