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가도 부도 처리… 줄도산에 건설업계 위기 해소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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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대가도 부도 처리… 줄도산에 건설업계 위기 해소 ‘총력’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3.04.05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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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원자잿값 상승·미분양 증가… 건설업계 유동성 ‘빨간불’
중소 건설사 이어 현대가 3세 중견사 HN Inc도 법인회생 신청
금융 전문가 사외이사 영입… 유동성 확보·경영 위기 선제 대응
미분양과 자금경색 여파로 인한 지방 건설사의 줄도산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일대.  사진=연합뉴스
미분양과 자금경색 여파로 인한 건설사의 줄도산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일대.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건설 산업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원자잿값 상승,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른 미분양 증가 등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면서 폐업하는 건설사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특히 지방에 기반을 둔 건설사를 중심으로 폐업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과거 금융·외환위기 때보다 위험이 더 클 수 있다고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건설사들은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건설사(종합건설사 및 전문건설사 포함) 총 912곳이 폐업 신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 784곳과 비교하면 16.3% 증가한 수준으로 폐업 건설사 가운데 지방 건설사는 60%(542곳)을 차지했다.

지난해 강원 레고랜드 채권부도 이후 부동산 PF 대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미분양 증가로 건설사의 자금 사정도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3월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살펴보면 작년 9월 말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비금융 상장기업 중 건설업 72곳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취약기업' 비중이 36.1%로 전년(28.9%)보다 큰 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기업은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건설기업의 중위 부실 위험(기업이 1년 후 부도 상태로 전환될 확률)은 0.613%로 2021년 말(0.603%)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부실 위험이 5%를 초과하는 '부실위험 기업' 비중도 2.8%도 전년과 비슷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부동산경기 위축, 미분양주택 누증 등 건설업 영업환경 악화로 건설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조금씩 저하되면서 부실위험이 소폭 증대됐다”고 평가했다.

또 재무제표 이외 항목인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을 감안할 경우 우발채무 현실화시 일부 건설기업의 부실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우려된다. 실제 지난해 부도가 발생했던 중소 건설사인 우석건설(충남)과 동원건설산업(경남)의 경우 2021년 주요 재무비율들이 양호한 수준이었지만 미분양 등으로 단기 유동성이 부족해지면서 어음 부도가 발생했다.

이처럼 위험수위를 넘어선 미분양 물량이 중견·중소건설사의 유동성 위기를 초래하고 건설사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 범현대가 중견 건설사인 에이치엔아이엔씨(HN Inc)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에이치엔아이엔씨 대리인인 법무법인 광장은 지난달 21일 법인 회생을 신청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자금난이 심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치엔아이엔씨는 ‘썬앤빌’ ‘헤리엇’ 등 브랜드를 가진 중견 건설 업체로 지난 2021년 기준 연 매출은 2837억원, 당기순이익은 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3000억원에 육박했던 건설사가 순식간에 부도가 나면서 건설사들 사이에선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이에 은행권 출신 금융 전문가를 신규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일부는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은 금융·재무 분야 전문가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28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성희 가톨릭대학교 회계학과 부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안 교수는 삼일회계법인 회계사로 근무했고, 중부지방국세청 국세심사위원, 한국회계학회 교육분과위원장, 금융위원회 공인회계사 자격제도 심의위원 등으로 활동한 회계·재무 전문가다.

DL건설은 신진기 사회이사를 재선임했다. 신 이사는 우리은행에 입사한 뒤 40년 이상 근무한 금융 분야 전문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김용대 법무법인 도울 대표 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 신임 이사는 유진투자증권에서 사외이사를 지낸바 있다. 또 한신공영의 경우 KB금융지주 브랜드전략 총괄상무를 지낸 백문일 포항시 투자유치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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