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기침체에도 대기업 채용문 '활짝'

삼성, 올해도 공채 진행…19개사서 1만명 채용 SK·LG, 상반기 수시 채용…세자릿수 이상 모집

2023-03-13     신지하 기자
글로벌

매일일보 = 신지하 기자  |  삼성·SK·LG 등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신입·경력 채용에 돌입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고물가·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인재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8일부터 각 계열사별 올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번에 신입사원을 모집하는 관계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삼성전자판매 등 19개사다. 취업 지원자들은 오는 15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에서 지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삼성은 국내 4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이 채용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번 공채에서 1만여명 수준을 모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5월 향후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2021년 8월 발표한 기존 계획(3년간 4만명 채용)보다 채용 규모가 커졌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계열사별 수시채용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달에는 SK이노베이션 계열이 올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을 포함해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엔무브,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계열 내 6개 사업 자회에서 직무별로 진행된다. 채용 직무는 경영지원·비즈니스·엔지니어·연구개발(R&D) 등이다. 전체 채용 규모는 세 자릿수다. SK하이닉스도 이달 중 상반기 신입·경력 채용 공고를 낼 에정이다.

수시채용으로 전환한 LG그룹도 매년 3·5·7·9월을 집중 채용기간으로 선정해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채용 규모는 1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달 6일 LG전자는 연세대에서 대학생 대상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이 설명회는 카이스트, 포스텍, 고려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을 순회하며 오프라인으로 열린다. LG전자는 지난해까지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채용설명회를 진행했지만 올해부터 온·오프라인 설명회를 병행할 게획이다. 현재 신입사원을 모집 중인 LG그룹 계열사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LG CNS 등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올해 산업계 전반 채용 규모는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기업 절반 이상은 올 상반기 신규채용을 진행하지 않거나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54.8%는 올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39.7%), 채용하지 않을 것(15.1%)이라고 답했다.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기업은 전년 동기(7.9%)와 비교해 1.9배 늘었다. 경기둔화 장기화 조짐이 보이면서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신규 채용을 축소하거나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45.2%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0.8%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24.6%는 채용 규모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 비중이 20.3%포인트 늘었다. 상반기 채용 인력의 67.5%는 이공계열이며, 인문계열은 32.1%, 예체능 등 기타 전공 계열은 0.4%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이 경영방침을 보수적으로 재정비하면서 채용시장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규제 완화, 조세 지원 확대 등으로 기업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준다면 일자리를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