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어느 나라보다 앞서" 석달후 "비교하지 말라"라니

2021-04-27     송병형 기자
송병형

[매일일보 송병형 기자]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 백신 도입 시점과 관련해 ‘한국이 조금 더 빨리 백신을 확보한다면 더 빨리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텐데, 결정에 대해 혹시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대통령의 답변은 단호했다. “그렇지 않다. 백신은 충분히 빨리 도입이 되고 있고 충분한 물량이 확보가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접종의 시기라든지 집단면역의 형성시기 등에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보면 한국은 결코 늦지 않고 오히려 더 빠를 거라고 생각한다” 또 “우리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서 방역에서 성공을 거두고 위기를 극복하는, 그래서 일상과 경제를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통령은 백신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그 문제 때문에 방역당국이 백신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대단히 신중했다”며 “백신의 접종에 있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 심지어 부작용 사례들까지도 우리가 외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접종사례들을 보면서 한국은 충분히 분석할 수 있게 됐고, 그 점을 대비하면서 접종할 수 있게 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전적으로 부작용에 대해서 책임을 진다. 부작용에 대해 정부로부터 보호받지 않고 개인이 피해를 일방적으로 입게 되는 일이 있지 않을까 이런 염려는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후 석 달 여만 이스라엘·영국 등이 코로나에서 조기 탈출하는 상황이 됐다. 사지마비 간호사 남편의 절규도 있었다. ‘대단히 신중했다’는 백신 계약의 실체는 대안이 없으니 선택의 여지 없이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갈지 모를 백신을 맞아야 하는 것이었고, 피해 보상을 염려말라는 호언장담은 피해자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입증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민심이 들끓을 수밖에 없는 일이고, 무엇보다 기다림에 지친 국민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집단면역 목표 시점이 너무 늦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해졌다. 그러자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와 형편이 다른 나라와 비교할 것 없이 우리의 형편에 맞게 계획을 세우고, 계획대로 차질 없이 실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어느 나라보다 앞서서” “결코 늦지 않고 빠를 것”이라던 말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대신 대통령은 “정부는 처음부터 11월 집단면역이라는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했고, 그에 따른 접종 순서와 접종 계획을 밝힌 바 있다”며 “당초의 계획대로 차질 없이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우려 섞인 비판에 대해서는 “백신 문제를 지나치게 정치화하여 백신 수급과 접종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부추”긴다고 했다.

다른 나라들이 코로나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부러워하는 국민들에게 ‘우리와 형편이 다른 나라니 비교하지 말라’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왜 그 나라들처럼 집단면역 목표 시점을 앞당겨 잡고 백신 확보에 사활을 걸지 않았느냐고 따지는 국민들에게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정부 흔들기’라며 답변 자체를 거부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내부적으로는 플러스알파를 더하여 4월 말까지와 상반기 중의 접종 인원을 더 늘리고 집단면역도 더 앞당기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문재인 대통령)거나 “최근 추가 확보된 백신물량(화이자)을 토대로 집단면역의 시기를 11월 이전으로 단 하루라도 더 당길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홍남기 총리대행 대국민선언)고 하는 걸 보면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모르지는 않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