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19로부터 지킨 생명! 무단횡단으로 헛되이 하시렵니까?

한국교통안전공단 인천본부 유진화 교수

2020-06-24     김양훈 기자
유진화

[매일일보 김양훈 기자] 전 세계가 최근 신종감염병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의 감염확산을 예방하고자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 국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각자 집에서 지내는 것이 일상이 된지 오래다.

특히 코로나19가 고령자에게 치명적이라고 하니 어르신들이 모일 수 있는 노인대학이나 복지관들이 모두 폐쇄조치로 운영되지 않아 집에서 지내온 지가 벌써 5개월째이다. 그래도 철저한 방역수칙으로 점차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듯하나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것은 섭씨 35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인 요즘에도 이어진다.

6월23일 현재 전 세계의 코로나19 감염현황을 보면 854만6919명 확진에 45만6726명이 사망하여 치사율은 5.34이다. 우리나라는 1만2438명 확진에 280명이 사망하여 절반이하인 2.25의 치사율을 보이고 있어 전 세계가 우리나라를 방역 모범국가로 꼽고 있다. 더운 날씨에도 고생하는 전국 의료진들의 노고로 코로나19 방역은 굳건히 지켜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의 장기화로 의료진과 검역소 직원들이 과로로 쓰러지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의료진들의 헌신과 수고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곳곳에서 마스크를 쓴 어르신들께서 무단 횡단하는 모습을 보면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2019년도 우리나라의 차대사람 사고는 4만6150건이며, 사망자 수는 1271명으로 치사율은 2.75로 우리나라 코로나19 치사율인 2.25보다 높은 수치이다. 이렇게 코로나19 치사율보다 높은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망기사는 우리로 하여금 의료진에게 매우 송구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2019년 전체 보행사고 사망자 1302명 중 무단횡단 사망자는 456명으로 35.0%를 차지한다. 특히 보행사고 사망자 1302명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57.1%(743명)로 절반이상으로 고령자의 교통안전의식 제고가 무엇보다 시급함을 나타내고 있다.

고령자들은 신체적 능력이 저하되어 평균 보행속도도 느려지고, 근육의 퇴화로 많이 걷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무단횡단에 대한 유혹이 많다. 또한 택시나 버스운전자는 승객을 태워야하는 특성상 우측 위주로 시야를 두고 운전하기 때문에 무단횡단자가 왼쪽에서 갑자기 튀어 나오면 운전자는 보행자를 인지하지 못하여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령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현재 고령자의 교통안전은 고령자들이 스스로 나서서 지켜야 한다. 가장 먼저, 무단횡단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신체적 능력이 떨어진 고령자들에게는 익숙한 무단횡단의 유혹은 흡사 흡연자들이 금연을 힘들어 하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속도가 낮더라도 사망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고령자는 안전을 위해 무단횡단은 절대해서는 안 된다.

무단횡단 교통사고는 보행자 생명뿐만 아니라 사고운전자에게도 정신적 ․ 물질적으로 큰 피해를 주므로 양쪽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귀중한 생명은 작은 편리함과는 절대 비교할 수 없다. 조금은 불편해도 항상 안전한 방법으로 보행하고 횡단해야 한다. 하나밖에 없는 목숨! 코로나19로부터 잘 지킨 귀한 생명을 무단횡단으로 헛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