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이해찬 "윤미향 굴복 안돼...모든 부문 자성 필요"(종합)

이용수 할머니 절규에도 윤미향 공개적 옹호 쏟아지는 의혹에 "본질과 무관 신상털기식" 김해영 "수사와 정치 달라...당도 책임져야"

2020-05-27     박지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박지민 조민교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출신 민주당 소속 윤미향 당선인을 향해 "사실에 기반해야지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해당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이 대표는 윤 당선인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며 침묵을 유지해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정의연과 관련한 활동에 많은 논란이 있다"며 "30년을 활동하면서 잘못도 있고 허술한 점과 부족함도 있을 수 있다. 운동 방식과 공과에 대한 여러 의견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삶을 증언해온 30여년 활동이 정쟁의 대상이 되거나 악의적 폄훼나 우파들의 악용대상이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잘못이 있으면 고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하나 이는 사실에 기반해야지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주체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윤 당선인과 정의연을 향한 발언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관계당국은 최대한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국민들도 시시비비를 보고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이틀전 기자회견을 통해 30년간 정의연과 윤 당선인에 팔려다녔다며 절규했지만 전혀 입장 변화가 없는 셈이다. 오히려 윤 당선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신상털기식 공격으로 일축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윤 당선인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최근 빚어진 일련의 현상 보면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매우 많다"며 "특히 본질과 관계없는 사사로운 부분으로 과장된 보도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역시 윤 당선인을 향한 각종 의혹제기를 겨냥한 발언이다. 이 대표는 또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이런 식으로는 성숙한 민주사회로 갈 수 없다"며 "성숙한 민주사회로 도약할 수 있는 모든 부문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부산지역 친문 중진의원인 김영춘 의원이 윤 당선인의 사퇴를 요구하자 파장을 우려한 듯 당내 함구령을 내린 바 있다. 이후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이후 당내에서 다시 윤 당선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이날 윤 당선인을 공개 옹호하며 당내 이견에 쐐기를 박는 모습이다. 하지만 민주당내 극소수 소신파의 입까지 막지는 못했다. 이 대표의 발언 직후 김해영 최고위원은 면전에서 "형사상 문제에 대해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검찰조사까지 판단을 보류할 수 있으나 정치적 영역은 다르다"며 당 지도부에 "책임있는 역할"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