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법정 출석…본격 재판 시작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강제추행 혐의…기자들 질문에 ‘묵묵부답’

2018-07-02     이동욱 기자

[매일일보 이동욱 기자] ‘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53·불구속)가 2일 오전 첫 정식 재판을 위해 법정에 직접 출석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56분께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법 청사에 도착해 재판이 열리는 303호 법정으로 들어갔다. 그는 법정에 서게 된 소회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을 향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1차 공판기일을 심리한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전 충남도 정무비서인 김지은 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강제추행 5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를 저지른 혐의로 4월 11일 불구속 기소됐다.

안 전 지사는 첫 공판준비 때 변호인을 통해 “강제추행 부분은 그런 사실 자체가 없었고,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은 김 씨의 의사에 반한 행동이 아니었으며 애정 등 감정에 따라 발생한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이달 16일까지 총 7차례 공판을 열고 심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김 씨의 비공개 증인 신문은 6일 열린다. 재판 경과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지만, 늦어도 7월 중 재판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재판부는 안 전 지사 측의 변론 내용이 대부분 피해자인 김 씨의 행실을 문제 삼거나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이어서 모든 절차를 비공개로 해야 한다는 검찰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재판을 공개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재판의 모든 절차를 비공개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김 씨의 증인 신문은 물론 김 씨 사생활과 관련된 일체의 증거조사는 모두 비공개할 방침이다. 또 김 씨가 재판 방청을 원하면 외부와 접촉을 피할 수 있게 법원 내부 통로를 이용하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 앞서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오전 9시 30분 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지사 성폭력 사건에 대한 적절한 판결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