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M&A특집-下] 김승연 한화 회장, 마법 같은 M&A로 성장 주도

삼성과 빅딜로 인수한 화학·방산계열사들 “승승장구”
한화케미칼·한화생명 등…그룹 성장 비결은 ‘김승연 매직’

2018-04-25     변효선 기자

[매일일보 변효선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은 고비 때마다 인수합병(M&A)을 주도,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지금의 한화그룹이 있기까지는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해 굵직한 인수합병을 성사시켜 온 김 회장의 공이 컸다는 평가다.

김 회장의 M&A 성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삼성그룹과의 ‘빅딜’이다. 

한화그룹은 2015년 6월 삼성으로부터 한화토탈(구 삼성토탈), 한화종합화학(구 삼성종합화학), 한화테크윈(구 삼성테크윈), 한화시스템(옛 삼성탈레스)의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무려 1조8541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M&A였다.

이는 한화그룹이 방산과 화학사업의 역량을 강화함과 동시에,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도모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물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기대감만큼이나 우려 섞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 워낙 대규모 M&A인데다가, 당시 불확실한 업황으로 인해 한화그룹이 자칫 승자의 저주(M&A 성공에도 막대한 비용을 치루면서 어려움에 빠지게 되는 것)에 빠질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명백한 기우였다. 오히려 대박이 났다. 빅딜로 인해 한화그룹의 재계 순위는 10위에서 8위로 점프했다. 한화그룹에 새 둥지를 틀게 된 계열사들도 시너지 효과를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그룹 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한화토탈의 성장이다. 인수되기 전인 2014년 업황 부진으로 1727억원을 기록했던 한화토탈의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지난해 1조5162억원으로 3년 사이에 777.94%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0.08% 신장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037.01%나 뛰었다.

2014년 42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냈던 한화종합화학도 지난해 6212억원의 흑자를 냈다. 같은 기간 235억원의 적자를 봤던 당기순이익도 5469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매출액은 186.04% 급성장했다.

이름표를 바꿔 단 한화 방산 계열사들도 순항 중이다. 한화테크윈의 영업이익은 2014년 79억원에서 지난해 829억원으로 대폭 올랐으며, 이 기간 한화시스템도 영업이익이 18.85% 늘어났다.

특히 한화테크윈은 사업 분할 등을 통해 각 사업의 역량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사업분할로 3개의 자회사를 설립한 한화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은 올해 2월 또 한 번의 사업분할을 결정했다. 시큐리티 부문을 물적분할 해 자회사로 편제하기로 한 것.

사업분할을 통해 각 회사의 투자 및 주요 사업 등에 대한 의사를 독립적으로 결정하면서 경영 효율과 업무 스피드를 늘리는 동시에, 고유 영역에 대한 전문성을 꾀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밖에 한화케미칼, 한화생명 등 현재 그룹의 중심축이 된 계열사들도 과거 김 회장이 각각 한양화학, 대한생명보험을 인수해 키워온 회사들이다. 김 회장의 별명이 ‘M&A의 귀재’인 이유다.

한편 김 회장은 올해 전사적인 혁신으로 체질개선에 나서면서 한화그룹의 미래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미래성장 전략을 고민하고 경쟁사보다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내일의 기반을 더 적극적으로 다지자는 것”이라며 “각 사마다 체격에 따라 체질개선을 이루고 글로벌 수준의 체력을 갖추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업구조의 선진화부터 제품과 기술개발, 일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변화와 성과 도출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