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립무형유산원 '라키비움' 공간 설계한 임호균 연세대교수

2017-09-01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라키비움 Larchiveum : 도서관(La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을 합성한 신조어.]  

국립무형유산원 누리마루 3층에 새로 꾸며진 '라키비움'이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 개막식에 맞춰 공간을 공개했다.

공간을 길게 나누어 마련한 서가(書架)와 사선으로 엇비스듬히 이은 책장으로 이색적인 공간나눔을 연출한 복합문화공간 라키비움. 도서관 서가의 직선배열에 익숙한 일반인의 눈에도 어색하지 않고 묘하게 편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공간을 설계하고 완성한 임호균 연세대학교 실내건축학과 교수를 라키비움에서 만났다.

Q : 라키비움은 생소한 신조어이다. 담고 있는 의미는 뭔가.?

A : 책읽고 공부하는 도서관에 기록관의 이미를 더했고 보존의 의미를 담은 박물관의 기능을 담았다고 보면 된다.

Q : 21세기에 들어서 새로 만들어진 단어인가.?

A : 조선시대 영ㆍ정조 시대의 문인화 작품중에 '책가도(冊架圖)'가 있다. 당시의 시대상에 비춰보면 단순한 책과 책장을 그린 작품으로 볼 수 있으나 요즈음의 시각에서 보자면 도서관과 기록관 그리고, 곁들여 전시된 가보나 기호품들이 박물관의 역할을 했다.

당시 공간은 책가도 그림이  걸렸던 사랑방의 단순한 기능을 했겠지만 라키비움으로 해석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볼 수 있다. 과거역사 재현의 의미가 담긴 기능을 현대적 물료를 통해 재현했다고 보면 된다.

Q : 직선으로 배치된 서가에 사선으로 이어낸 책장은 어떤 의미를 담고있나.?

A : 라키비움 공간에 길게 이어 배치한 서가는 시간의 역사를 상징한다. 사선으로 이어낸 책장은 이벤트를 의미한다. 즉, 공간은 물리적이나 장소는 행위를 담고있으며 사선은 시간의 역사성 위에 사건을 담았다는 의미로 해석해 보면 이해가 쉽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우리나라 전통유산이 보전되고 후대에 이어지는 특별한 공간이다. 동시에 기록관의 역할과 주민들 누구나 이용 가능한 박물관의 기능도 함께한다. 이런 여러가지 의미를 함축해 낸 복합문화공간으로 라키비움을 설계하고 완성해 냈다.

중국 길림성 외국어대학 한국문화원에도 책가도의 개념을 차용한 공간을 설계했다. 그곳은 공간이 넒은 관계로 창덕궁 연경당의 공간적 특성을 라키비움 개념과 책가도를 융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설계했다.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 개막식을 앞두고 인터뷰 자리에 함께했던 국립무형유산원 이철규 홍보팀장은  "라키비움 공간조성 이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과정에서 무형원이 소장하고 있는 전통공예품을 순차적으로 전시해 나갈 계획" 이라고 밝히면서 "무형원이 소장하고 있는  약 4,000 여 점의 전통공예품을  일 년 단위로 외교부 산하 재외공관과 국내 기관에 지속적으로 대여 전시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